노조 간부 10여명 파면·해임 방침…‘징계 최소화’ 약속 어겨
대구지하철 노동자들이 무더기로 징계를 받게 됐다. 지하철공사가 지난해 88일에 걸친 장기파업에 대한 책임을 물어 40∼50여명을 징계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운데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를 포함해 최소한 10여명은 파면, 해임 등의 조치가 내려져 직장에서 내쫓길 형편에 놓였다. 지하철노조는 “징계 최소화” 합의에 어긋난다며 즉시 반발하고 나섰다.
대구지하철공사는 지난달 25일 상벌위원회(위원장 김형규 지원협력처장)를 열어 지하철 노조원 등 29명을 징계한 것으로 2일 밝혀졌다. 이 중 노동자 6명은 1∼3개월 정직, 감봉 8명, 견책 15명 등의 징계조치가 내려졌다. 지하철공사는 “이들이 지난해 파업때 집회에 참석해 폭행하거나, 공사 사무실에 들어가 업무를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공사는 또 현재 재판에 계류중인 이원준 노조 위원장과 노조 간부 등 16명에 대해서도 항소심이 끝나는대로 중징계한다는 방침을 마련해놨다.
공사 쪽은 “이들 가운데 10명은 1심 재판에서 유죄선고를 받고 2심에 항소해 놨으며, 6명은 기소된 뒤 1심 재판을 기다리고 있다”며 “항소심이 끝나면 곧바로 징계 절차를 밟겠다”고 말했다.
지하철공사의 한 관계자는 “항소심에서도 유죄 선고를 받으면 근로기준법과 인사규정 등에 따라 당연 퇴직, 파면, 해임 등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밝혀 최소한 10여명은 직장에서 내쫓길 처지에 놓였다.
이런 소식이 전해지자 지하철공사 노조는 “징계를 최소화하겠다며 여러차례에 걸쳐 합의하고 약속했다”며 “무더기 징계 조치가 납득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노조는 “지하철공사가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은 노동자들한테도 정직 처분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대구시와 지하철공사는 노조가 파업을 풀고 난 뒤 지난 2월 노조원 징계를 최소화한다는 서면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하철공사 배상민 사장이 취임할 당시에도 징계 최소화를 약속했고, 대구시의 고위 관계자들도 여러차례에 걸쳐 징계를 최소화한다는 다짐을 밝혔었다.
그러나 무더기 징계를 앞두고 대구시 관계자는 “불법행위를 모른 채 알수는 없지 않느냐”며 태도를 바꿨다. 지하철 공사의 인사관계자도 “애초 징계 대상자가 70∼80여명인데 징계를 최소화해 40∼50명선으로 줄어들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노조는 지난해 7월21일부터 10월16일까지 88일 동안 지하철 2호선의 역사와 전동차 중정비를 민간 위탁해서는 안된다며 파업을 벌였다.
대구/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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