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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풍경] ‘죽기살기’로 부모·자식마음 들여다봐요

등록 2009-12-10 23:26

 여고 2학년인 오시현과 강자미는 학원을 빼먹고 노래방에 들어가 좌충우돌 사고를 친다.  토박이 제공
여고 2학년인 오시현과 강자미는 학원을 빼먹고 노래방에 들어가 좌충우돌 사고를 친다. 토박이 제공
13일까지 가족극 공연하는 극단 ‘토박이’
성적지상·학벌만능사회 신랄 풍자
오월극 등 26년간 창작극 공연 관록
“우린 죽기살기로 돈벌테니, 너는 죽기살기로 공부해라.”

광주의 전문극단 토박이(대표 임해정)가 13일까지 광주시 동구 궁동 예술의 거리에 있는 민들레소극장에서 창작극 <죽기살기>를 무대에 올린다. <죽기살기>는 뿌리깊이 자리잡은 성적 지상주의와 학벌 만능풍조를 신랄하게 풍자하는 1시간10분 짜리 가족극이다.

이 연극은 숨막히는 점수경쟁 때문에 빚어지는 세대 간의 갈등과 청소년의 중압감을 섬세하고 명랑하게 그려냈다. 주인공 오시현은 웃음 많고 꿈도 많은 17살 짜리 여고 2학년 학생이다. 규모가 작은 카센터를 운영하는 40대 후반 오달봉씨 부부의 딸로 등장한다. 아빠와 엄마는 딸 시현이 의사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부모는 사교육비를 대려고 악착같이 돈을 벌지만 시현의 성적은 기대에 한참 못미친다.

시현은 극심한 중압감에 시달리고, 심적 부담은 만성 변비로 이어진다. 시현은 “똥이 나와야 머리가 맑아지는데 똥이 안 나와서 성적이 떨어진다”며 한숨을 쉰다. 성적을 올리려 비싼 학원으로 옮긴 시현은 전교 1등을 놓치지 않는 강자미를 만나 극의 재미를 더한다.

친해진 자미는 시현한테 시험문제를 가르쳐 줄테니 부탁을 하나 들어달라고 제안한다. 작당한 둘은 학원을 빼먹고 노래방을 찾아가 좌충우돌 사고를 친다. 시현은 이 과정에서 집안이 빵빵한 1등 짜리도 학원이 싫고 경쟁이 싫다는 걸 알고는 흠칫 놀라고 만다.

배우 임해정·송은정·박정운·전미은·김수현씨 등이 열연하며 세대 간의 높은 벽을 허물어보려 애쓴다. 연출자 박정운씨는 “부모는 자식의 마음을 알고, 자식은 부모의 행동을 읽을 수 있는 기회”라며 “특히 부모들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고 학생 시절의 경험을 떠올려 행동이 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연은 평일인 11일엔 저녁 7시, 토·일요일인 12~13일엔 오후 3·6시에 펼쳐진다. 관람료로 어른은 1만원, 청소년은 7천원을 받는다.

토박이는 1983년 11월 연극인 박효선(99년 작고)씨를 중심으로 창단해 26년 동안 오월극 <금희의 오월> <부미방> <모란꽃> <청실홍실>, 환경극 <가물치 왕자> <날아라 나비야> 등 창작작품 수십여편을 공연해 명성을 떨쳤다. 특히 오월극 <모란꽃>과 <금희의 오월>은 사회성과 예술성을 두루 인정받아 94년과 96년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공연됐다. 이 단체는 해마다 5·18 기념주간에 오월극을 공연해 광주의 진실을 알리고, 89년부터 어린이·청소년·일반인을 대상으로 연극교실을 운영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062)222-6280.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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