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충남지사, 세종시 정부안 공개비판
이완구 전 충남도지사가 “행정도시는 원안대로 건설해야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 전 지사는 15일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난 9월3일 정운찬 총리 지명 이후 불거진 국가 혼란이 4개월째 접어들고 있다”며 “혼란을 푸는 유일한 방안은 세종시 수정안이 아니라 원안 건설”이라고 못박았다.
수정안 추진 일정이 너무 조급하게 진행되고 있어 기대하기 어렵고, 형평성·즉각성·실행력이 보장되지 않는 대안은 국론 분열, 국가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그는 “행정도시에 기업을 유치하려면 많은 인센티브를 줘야 하는데 다른 지역의 반발이 심할 것이고, 정부의 지원 또한 시장논리에 반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수정안을 뒷받침하는 법적·재정적 실행력 역시 2월 국회에서 수정안 통과가 불투명한데다 현재 국가 재정 및 4대강 사업 등 정책 등을 감안하면 예산도 확보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정운찬 총리가 ‘현 정부 임기 내 모든 사업을 끝내겠다’고 밝힌 것은 일 안 해본 사람의 말”이라며 “2012년까지 예산을 확보하고 계획을 변경해 완성할 수 있겠느냐. (정권에) 또 다른 부담을 주고 국민에게 큰 결례를 하는 말”이라고 평가 절하했다.
그는 앞으로 “정부가 세종시 문제를 일방적으로 처리해 충청권 정서는 이미 누가 와서 누구를 만나 설득하거나 수정안으로 되돌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정부의 행정도시 접근방식을 비난한 뒤 “구체적인 활동계획은 생각해 보지 않았지만 국가·충청 등 지역간 갈등을 풀기 위해 (정부가)제안하면 지혜 모으는 구실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 전 지사는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충남 연기군과 공주시를 방문해 주민들과 만나 지사직 사퇴 배경을 밝히고 이해를 구했다. 그는 “세종시 문제로 많은 이들이 고통을 겪고 혼란스러워 하는데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빨리 풀어야 한다”며 “충청도민들이 한마음이 돼 행정도시 원안 건설을 바라는 여론을 잘 알고 있으며 충청도민의 한 사람으로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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