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위미중학교 1·2학년생들이 지휘자 양성은 교사의 지휘에 맞춰 연주하고 있다.
제주 위미중학생 81명
오케스트라 꾸려 연주회
오케스트라 꾸려 연주회
18일 오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한라홀. 어린 학생들의 얼굴에는 긴장의 빛이 역력했다. 연주회가 시작되자 조잘대던 아이들이 자세를 가다듬었다. 관객들의 시선이 일제히 무대로 쏠렸다. 이윽고 양성은(42) 교사의 지휘에 스위스 민요 ‘에델바이스’의 선율이 흘렀다.
제주도의 농어촌 지역인 서귀포시 남원읍 위미중학교 1학년생 37명과 2학년생 44명 등 전체 학생 81명으로 구성된 ‘우미마루 오케스트라’(지휘 양성은)의 창단을 겸한 연주회 무대다. ‘우미’는 마을 이름인 ‘위미’의 옛말이고, 마루는 ‘지역공동체’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우미마루 오케스트라의 탄생에는 학교운영위원회와 동문들의 뜻이 컸다. 문화적 혜택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고, 음악을 통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좋은 심성을 길러주자는 동기에서다. 지난해 10월 이런 뜻이 처음 알려졌을 때 대체로 반신반의했지만, 이날의 공연은 그것이 기우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안팎의 아낌없는 지원도 우미마루의 싹이 움트는 데 기여했다. 이영운 교장이 나서서 제주도와 도교육청 등의 도움을 이끌어냈다. 도와 도교육청은 바이올린, 첼로, 플루트, 클라리넷, 콘트라베이스 등의 악기를 지원했다.
창단 준비를 겸한 연습은 올해 3월 개학과 더불어 곧바로 이뤄졌다. 1, 2학년생이 모두 빠짐없이 참여했고, 악기들을 처음 접했지만 학생들은 어느새 악기들이 내는 선율의 조화 속에 빠져들었다.
“힘들기도 하지만 재미있어요. 한곡 한곡 연주할 때마다 실력이 느는 것 같아 뿌듯해요.” 바이올린을 손에 잡은 1학년 이수현(14)양은 “이제는 클래식이 나오면 귀를 귀울이게 된다”며 수줍어했다. 클라리넷을 연주한 2학년 한승필(15)군은 “처음 배우는 악기라서 어렵다”며 웃었다. 학부모 양병효(47)씨는 “단복을 입고 연주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고 말했다.
이들의 연주에는 나름의 땀 어린 노력이 있었다. 일주일에 한 차례 전문 강사를 초청해 연습했고, 여름방학 때는 4~5일 동안 ‘특별훈련’을 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양성은 음악교사의 지도가 큰 몫을 했다. 그는 방과후 활동 시간 등을 활용해 학생들을 지도했다. 연주회 뒤 양 교사는 “연주회 전까지 마음을 졸였는데 아이들이 무대 체질인 것 같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우미마루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끝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밖에는 함박눈이 내렸다.
서귀포/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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