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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남북 찬바람에도 ‘통일딸기’ 무럭무럭

등록 2009-12-20 17:58수정 2009-12-20 19:40

통일딸기가 자라고 있는 경남 밀양시 하남읍 백산리 딸기 비닐하우스에서 딸기재배농 오종대씨가 한창 꽃이 피고 있는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딸기는 다음달 중순부터 수확할 수 있다.
통일딸기가 자라고 있는 경남 밀양시 하남읍 백산리 딸기 비닐하우스에서 딸기재배농 오종대씨가 한창 꽃이 피고 있는 모종을 살펴보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딸기는 다음달 중순부터 수확할 수 있다.
북 생산 모종 경남서 1월 수확…3년 협력 결실
검역·운송에 시간 많이 걸려 품질유지 어려워
17일 오후 경남 밀양시 하남읍 백산리 들판에 세워진 딸기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난방시설이 없는데도 영하의 바깥 기온과 달리 마치 찜질방에라도 온 듯 훈훈한 기운이 가득했다. 길게 뻗은 다섯줄의 이랑에는 튼실하게 자란 딸기 모종이 빽빽하게 들어찼고, 며칠 전 핀 하얀색 딸기꽃 사이를 꿀벌들이 붕붕거리며 바쁘게 날아다녔다. 꿀벌이 수정하고 한 달이 지나는 다음달 중순께는 딸기를 딸 수 있다.

지난해 바이러스에 걸려 실패했던 ‘통일딸기’ 사업이 재기의 꽃을 활짝 피웠다. 경남도와 경남통일농업협력회는 2006년부터 남북 농민들이 함께 생산하는 통일딸기 사업을 펼치고 있다. 남쪽에서 조직배양을 통해 무균 상태의 딸기 새싹(모주)을 생산해 북에 보내고, 북쪽 농민들이 이것을 모종으로 키워 남으로 보내면, 남쪽 농민들이 비닐하우스에 모종을 심고 꿀벌로 수정시켜 딸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딸기를 기르는 데 남북이 힘을 합하게 된 것은 딸기가 저온 작물이면서도 모종 생산 시기가 여름과 겹쳐 농사짓기가 남쪽보다 북쪽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전체 딸기농사 과정에서 일손이 가장 많이 드는 때가 모종 생산 과정이다. ‘통일딸기’ 사업은 이 점에 착안해 전체 과정에서 모종 생산만 떼내 북쪽 농민들에게 맡긴 것이다.

지난 2006년과 2007년 시험생산을 거쳐 지난해 평양 삼석 협동농장에서 모종 5만포기를 생산했으나, 검역 결과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나 전량 폐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올해는 품종을 병충해에 강한 ‘설향’으로 바꿔 평양 천동농장에서 모종 10만포기를 생산했다. 경남 밀양시와 사천시에서 재배되는 통일딸기는 내년 1월부터 5월까지 25차례에 걸쳐 50t 정도 거둘 예정이다.

밀양에서 통일딸기를 재배하는 오종대(54)씨는 “북한에서 온 모종이 워낙 튼튼해, 딸기 양과 질이 모두 좋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현재 딸기 모종 1주가 200원 정도에 거래되는데, 이런 값에 공급만 안정적으로 된다면 딸기재배 농민은 누구나 북한산 딸기 모종을 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통일농업협력회는 모종 생산량이 올해의 10배인 100만포기를 넘어서면 통일딸기 사업의 경제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내년에는 생산량을 20만포기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고쳐야 할 일도 많다. 아직 북한 협동농장 현지에서 검역 작업이 허용되지 않아, 열흘 동안 모종을 인천항 저온창고에 보관해두고 검역해야 한다. 또 평양에서 경남까지 육상으로 수송하면 하루 걸릴 것을 평양에서 남포항까지 차량으로, 남포항에서 인천항까지 배로, 다시 인천항에서 경남까지 차량으로 옮기기 때문에 모종을 가져오는 시간도 많이 걸린다. 이런 과정 모두가 모종에 스트레스를 줘 결국 딸기의 생산량과 품질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게다가 올해는 남북관계 악화로 제때 새싹을 북에 보내지 못하는 바람에 기대했던 양 만큼 모종을 생산하지 못했다.

전강석 경남통일농업협력회장은 “통일딸기 사업은 남북관계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남북의 농민들이 협력해서 진행하는 유일한 사업”이라며 “남북관계 정상화가 이 사업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정부와 경남도의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밀양/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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