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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풍경] 고사리손 ‘딩동동’ 따뜻해진 치안센터

등록 2010-01-07 20:53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한서치안센터에서 이상만 센터장의 부인 박선숙씨가 어린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 한서치안센터에서 이상만 센터장의 부인 박선숙씨가 어린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연합뉴스
무료 피아노교실 운영 제주 한서치안센터
센터장 부인이 초등생 10여명 모아 가르쳐
“공부방 역할 같이하니 주민들과도 친근”
“동네 아이들이 치안센터에서 피아노도 배우고 공부도 해 마치 자기 집처럼 노는 모습이 귀여워요.”

제주지역의 한 농촌 치안센터가 동네 초등학생들에게 무료로 피아노를 가르치는 교습소로 변신했다.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한서치안센터 이상만(49·경위) 센터장과 부인 박선숙(45)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치안센터 안에서 동네 초등학생 10여명을 대상으로 무료 피아노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치안센터에는 이들 부부가 살면서 근무한다. 이 센터장이 동네 치안을 담당하고, 박씨는 남편이 순찰을 나가면 전화를 받거나 잡일을 하는 ‘치안보조원’ 구실을 하고 있어 24시간 내내 같이 생활하는 셈이다.

대학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해 한때 피아노학원도 운영한 적이 있는 박씨는 남는 시간을 활용해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보자는 생각 끝에 집에서 혼자 치던 피아노를 갖다놨다. 박씨는 “남편이 순찰을 나가면 혼자 있기 심심하고 바로 인근에 초등학교가 있어 어린아이들이 지나다니는 모습을 보니까 아이들에게 피아노를 가르쳐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부녀회장에게 부탁해 아이들을 모집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이 3개월째 피아노를 배우기 위해 치안센터에 들락거리면서 치안센터는 피아노 교습소 구실은 물론 색종이 접기와 구슬놀이를 하거나 치안센터에서 키우고 있는 강아지와 뛰어놀고 축구를 하는 동네 아이들의 ‘놀이터’가 됐다. 박씨에게 피아노를 배우는 김이은(12·재릉초 5)양은 “선생님이 한사람씩 꼼꼼하게 봐주니까 실력이 부쩍 느는 것 같다”며 ‘선생님이 최고’라고 자랑했다.

한서치안센터는 주변에 협재해수욕장과 한림공원 등 관광지가 있고 바로 앞에 비양도가 있는 그림 같은 풍경을 갖고 있는 곳에 있어 관광객들이 자주 지나가는 곳이다. 최근에는 제주올레 14번째 코스도 개설돼 ‘올레꾼’들의 길 안내자 노릇을 하는 등 관광객 안내센터 구실도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한서치안센터장으로 부임한 이 센터장은 “치안센터가 아이들의 피아노교습소와 공부방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동네 주민들이 친근감을 갖는 것 같다”며 “관광지나 최근 개설된 제주올레를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길을 묻기 위해 자주 들른다”고 말했다. 부인 박씨도 “겨울방학이 되니까 아예 책을 갖고와 읽거나 공부하다가 가기도 한다”며 “치안센터가 아이들과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느낌”이라며 활짝 웃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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