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뚱맞은 사철잔디…철없는 전남도
녹색경관 사업 위해 ‘북방 한지형 잔디’ 도입 추진
“기후조건 안맞고 재배시설 엄두 못내” 비판 제기
“기후조건 안맞고 재배시설 엄두 못내” 비판 제기
“해외 유명 호텔 옥상이나 주택 지붕에 잔디를 심은 것을 우리도 한번 시도해 보려고요.”
전남도 공공디자인과는 13일 올해 중점 사업으로 사철잔디 경관 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전남지역 도로의 가로수 밑이나 해안도로, 관광지 등지에 사철잔디를 심고 점차 건물 주변까지 확대해 ‘사시사철 명품 녹색경관’을 연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남도는 추경 예산으로 5억원을 확보한 뒤, 5곳을 선정해 시범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전남도는 기후 적응성이 가장 높은 한지형 잔디 품종 3종을 선택해 종자 파종 시공을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전남도가 지역의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채 ‘녹색 경관 디자인’ 전략을 세웠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사철잔디는 ‘북방 한지형 잔디’로 춥고 습윤한 지대(16~24℃)에서 생육이 활발해 전남지역의 재배 여건과 맞지 않다. 스프링쿨러를 설치해 기후 여건의 어려움을 해결한다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인지 꼼꼼히 살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 임업시험과 오찬진씨는 “한지형 잔디는 생육 여건이 기온 20℃ 안팎에서 적절해 여름철 32~33℃까지 올라가는 전남지역에선 각종 병해가 오기 쉽다”고 말했다.
농가소득 창출과 연계해 사철잔디 경관사업을 펼친다는 방침도 타당성이 높지 않다. 전남도는 전국 잔디 재배면적(1472㏊)의 74%를 점유하고 있지만, 물량의 99% 이상이 ‘뗏장’으로 불리는 ‘난지형 잔디’다. 전국 잔디 생산의 ‘메카’로 꼽히는 장성군도 “황토 토질에선 사철잔디 재배가 힘들다”고 보고 난지형 잔디 재배를 권장해 지난해 100억원대의 소득을 올렸다. 전남도 산림자원연구소 관계자는 “사철잔디를 재배하려면 모래를 30㎝ 이상 깐 배수 시설과 관수시설 등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농가에선 엄두를 내기 힘들다”며 “경남 낙동강 일부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고, 도내에선 시험적으로 시도하고 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전남도가 ‘사철잔디 디자인 경관’ 계획을 서둘러 내놓은 것과 관련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 홍보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다. 지역의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공공디자인의 핵심은 예술적 요소를 부각시켜 지역 이미지를 높이는 것”이라며 “사철잔디 경관 계획이 이런 공공디자인의 목적에 부합하는 것인를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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