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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풍경] “물질허멍 고기잡으멍 나눈 말들 살렸죠”

등록 2010-01-14 18:26수정 2010-01-14 18:41

제주대 국어문화원 김순자 연구원이 해녀 어휘 조사에 나선 제주시 애월읍 가문동 해녀들의 해산물 정리작업 모습이다.  제주대 국어문화원 제공
제주대 국어문화원 김순자 연구원이 해녀 어휘 조사에 나선 제주시 애월읍 가문동 해녀들의 해산물 정리작업 모습이다. 제주대 국어문화원 제공
‘제주 생활언어’ 책 낸 김순자 제주대 연구원
10년 기자생활 접고 2003년부터 제주어 공부
“제주말은 국어의 보물…연구 활성화됐으면”
제주대 국어문화원 김순자(45·사진)연구원은 한때 기자였다. 10여년 동안 지역일간지에서 기자를 하다 2004년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기자 시절 내내 마음 한켠에 채워지지 않은 아쉬움이 있었다고 한다. 다름 아닌 제주어 연구 때문이다. 그는 대학 시절 제주어와 관련한 논문을 쓴 뒤 언젠가 제주어 연구에 나서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결국 그는 2003년 3월 사표를 냈다. 이듬해 제주대에서 ‘제주어 정립을 위한 기초어휘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으면서 제주어 연구자란 새로운 길로 나선 것이다. “늘 내가 살고 있는 제주땅의 언어에 관심이 많았어요. 제주어 연구를 해야겠다고 몇번이나 생각했던 것이 짐이 돼 아예 제주어 연구로 전환하게 됐지요.”

김 연구원은 기자 시절 제주도의 전문 기능인을 뜻하는 ‘와치’와 ‘바치’를 연재하면서 좁은 제주도 땅에서도 동서남북 지방의 언어가 다르다는 점을 주의 깊게 지켜봤다고 한다. 이제 그의 일상은 거의 매일 제주사람, 특히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를 만나 사라져가는 제주어의 어휘를 찾아 나서는 것이다.


김순자(45)연구원
김순자(45)연구원
2006년 자신의 취재 경험을 살려 펴낸 <와치와 바치>를 시작으로 그동안 <북제주군 지명조사>, <살암시난 살았주>(구술채록집), <제주어사전> 편찬 등에 참여했다. 2008년에는 <난 육십육년 물질허멍 살았주>라는 제목으로 순수하게 제주어로만 표기한 구술채록집을 냈다.

그동안 제주 주민들의 생활언어를 중심으로 연구하던 김 연구원이 최근 펴낸 책은 <해녀, 어부, 민속주- 제주도의 민족생활어>(글누림)이다. 이 책은 2007년부터 제주해녀와 어부들을 만나며 채록한 어휘와 민속주 관련 어휘들이 ‘국어의 보고’인 제주어답게 정리돼 있다.

제주의 대표적 수산물인 ‘옥돔’은 제주도 지방별로 ‘오토미, 오테미, 셍성, 솔나니, 솔래기’ 등으로 불린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음식 재료인 갈치도 마찬가지다. 봄철 낮에 잡히는 갈치를 ‘봄갈치’, 가을철 야간에 잡히는 갈치를 ‘고을갈치’, 크기가 아주 작은 갈치를 ‘멜깔치’라고 한다.

멸치는 제주어로 ‘멜’이다. 멸치 잡는 행위를 제주에서는 ‘멜후림’이라고 한다. 멸치잡이 바다는 ‘후리바당’. 지금은 통신과 생활수준의 발달로 이러한 어휘를 사용할 기회가 없어지면서 거의 사라져가는 어휘들이다.

“제주어에는 중세국어가 그대로 존재하고, 유배문화의 영향으로 한자어가, 몽골 지배의 영향으로 몽골어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어 국어 연구의 보고나 다름없다”는 김 연구원은 “제주어 연구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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