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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9m 동굴에 머루와인 2만여병 감칠맛 운치에 “안주는 없나요?”

등록 2010-01-24 17:59수정 2010-01-24 21:01

지난 21일 오후 전북 무주 적상산 머루와인 동굴 안의 카페에서 관광객들이 와인을 살펴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무주군 제공
지난 21일 오후 전북 무주 적상산 머루와인 동굴 안의 카페에서 관광객들이 와인을 살펴보며 이야기하고 있다. 무주군 제공
무주 적상산 와인동굴 가보니
21일 오후 3시께 전북 무주 적상면 북창리. 적상산 중턱 해발 450m, 이른바 ‘와인동굴’ 들머리다. 안으로 들어서자 동굴 특유의 서늘함이 온몸을 에워싼다. 하지만 한겨울인 동굴 밖보단 의외로 안온하다. 동굴 안 온도는 뜻밖에도 평균 영상 14~16도라고 한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니, 엄청난 머루와인병의 행렬이 장관을 이룬다. 머루와인 2만여병이 너비 4.5m, 높이 4.7m, 길이 579m 규모의 동굴 양쪽 나무창고에 가득 보관돼 있는 것이다. 머루와인병들의 행렬을 뒤로하고 걷기에 지칠 만한 지점에 와인카페가 나타난다. 동굴 들머리에서 279m에 이르는 지점이다. 드넓은 면적(200㎡가량)에 판매대와 탁자 10개가 놓여 있다. 직원이 머루와인을 맛보라고 권한다. 예전 발전소 건설 당시 작업차량이 드나들기 위해 넓힌 공간이 관광객들을 위한 카페로 변신한 것이다.

마침 여러 사람들이 두루 앉은 채 와인 맛을 즐기고 있다. 관광객들이다. 청주에서 왔다는 배명순(48)씨는 “무주의 머루와인이 유명해 여고 동창들과 함께 왔다”고 말한다. 배씨는 “보관장소는 운치 있는데 안주가 없어서 아쉽다”며 입맛을 다신다. 카페 종업원 이진영(24)씨가 “관광객들을 위해 안주를 갖춘 적도 있었지만, 관리가 어려워 지금은 준비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기념으로 너도나도 와인을 산다. 머루와인 1병에 5000~2만원이다. 시중보다 20%가량 싼 값이라는 게 종업원의 말이다.

카페에는 이곳에서 산 와인을 보관해두는 별도의 보관 코너도 마련돼 있다. 현재 400여병이 보관돼 있는데, 개중에는 가수 유채영, 개그맨 김숙, 권진영 등 낯익은 연예인들의 것도 있다. 보관 기간은 1년이다. 그 후에는 주인에게 연락해 택배로 받을지, 계속 보관해둘지를 결정한다. 카페에서 안쪽으로 더 걸어 들어가니 커다란 오크통 50여개가 줄줄이 놓여 있다.

와인동굴은 1988~1995년 무주 양수발전소 건설 당시 작업터널로 사용하던 곳이었다. 공사가 끝난 뒤 한동안 폐쇄된 것을 2005년 무주군 산림조합이 한국전력에서 임대해 와인보관소로 쓰기 시작했다. 그 뒤 무주군에서 임대해 직영하고 있다. 산지가 많고 날씨가 추운 편인 무주군에서는 예로부터 머루를 많이 생산했다. 현재 117곳의 농가가 연간 355t의 머루를 만들어내는데, 이렇게 고랭지에서 생산한 질 좋은 머루를 4개 회사가 사들여 와인을 만든다.

지난해 6월 군에서 일반에 공개한 뒤 알음알이로 알려지면서 이제는 지역내 명소가 됐다. 지난해 말까지 와인동굴을 다녀간 관광객 수는 7만7000여명에 이른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에만 2만여명이 다녀갔다고 군에서 밝힌다. 무주군청 마케팅팀 김대식씨는 “동굴은 저장이 잘돼 와인과 궁합이 맞는다”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앞으로 민간에게 위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무주/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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