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경영진 불성실’ 이유 운영자금 미뤄
임금 두달치 밀리고 제품 생산량 15% 줄어
임금 두달치 밀리고 제품 생산량 15% 줄어
기업개선(워크아웃)에 들어간 금호타이어가 운영자금이 달려 임직원의 두달치 임금을 못주고, 원료 부족으로 제품 생산량을 15% 줄이는 등 위기를 겪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27일 “산업은행 채권단이 운영자금의 투입을 미루면서 임직원 5000여명의 지난달과 이달치 임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며 “채권단이 회사 실사를 끝내고 개선 대책을 마련해 동의를 받을 때까지 체불이 길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또 “확보한 타이어 제조용 천연고무가 줄면서 지난 19일부터 광주·곡성·평택 공장 등 3곳이 감산체제에 들어갔다”며 “공장 3곳의 타이어 생산량을 하루 8만개에서 6만8천여개로 15% 가량 줄였다”고 덧붙였다.
곡성공장은 가동체제를 하루 24시간에서 16시간으로 줄여 야간공정을 중단했다. 광주공장은 화물차·승용차 타이어 생산라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지만 생산량은 감축했다.
이 때문에 오는 6월까지 북미·유럽 등지에서 수출할 타이어 1500만개를 제대로 납품할 수 있을지 걱정이 커지고 있다. 2월 말까지 타이어 제조에 필요한 원자재와 부자재를 추가로 사들이지 않으면 가동이 중단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금호타이어 쪽은 “국외 수주 호조와 타이어 가격 인상 등으로 경영여건은 나아졌지만 공장가동에 필요한 유동성 자금이 부족하다”며 “채권단의 동향을 주시하면서 노사 협의를 통해 자구노력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말 기업개선에 나선 채권단은 금호그룹 경영진의 사재 출연이 미흡하고, 성실하게 협조한다는 노조의 동의가 없었다며 운영자금을 대지 않고 있다. 채권단은 2월까지 실사를 마무리하고, 3월께 금호 쪽과 기업개선 이행각서를 체결한다.
전남도와 광주시도 금호타이어 살리기에 발벗고 나섰다. 전남도는 29일까지 시·군 공무원과 유관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타이어 구매수요을 조사하고, 다음달 내내 시·군 22곳을 돌며 타이어 구매와 교체 행사를 펼친다. 이어 금호타이어의 매출을 늘려 자금난을 덜어주자는 범도민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광주시는 어음결제를 받은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74곳이 운영난을 겪지 않도록 한곳당 3억원까지 융자하거나, 4억원까지 보증하는 경영안정대책을 세웠다. 금호타이어는 1960년 삼양타이어로 설립된 뒤 자동차산업의 호황을 타고 성장을 거듭해왔다. 광주·곡성·평택 등지에 공장 3곳을 두고 화물차 승용차 버스에 쓰이는 타이어 수십종을 생산한다. 한해 매출액은 2조2천억원, 종업원은 5000여명에 이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광주시는 어음결제를 받은 금호타이어 협력업체 74곳이 운영난을 겪지 않도록 한곳당 3억원까지 융자하거나, 4억원까지 보증하는 경영안정대책을 세웠다. 금호타이어는 1960년 삼양타이어로 설립된 뒤 자동차산업의 호황을 타고 성장을 거듭해왔다. 광주·곡성·평택 등지에 공장 3곳을 두고 화물차 승용차 버스에 쓰이는 타이어 수십종을 생산한다. 한해 매출액은 2조2천억원, 종업원은 5000여명에 이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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