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업무추진비 관련 재판 결과 비교
업무추진비 부적절 집행 혐의 1심서 ‘벌금 90만원’ 선고
같은 혐의 장성군수는 직위 잃어…“고무줄 판결” 비판
같은 혐의 장성군수는 직위 잃어…“고무줄 판결” 비판
업무추진비를 부적절하게 집행한 혐의로 기소된 단체장 3명의 선고형량이 엇갈리자 신분을 고려한 고무줄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광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박강회)는 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박광태 광주시장과 박준영 전남지사의 1심 선고공판에서 직위유지형에 해당하는 벌금 9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업무추진비로 영향력을 가진 인사들한테 상품권이나 꽃바구니를 전달한 것은 전형적인 기부행위이며 공정선거를 해치는 범죄”라면서 “다만 제공한 금품이 많지 않고 이들이 책임을 통감하고 투명한 집행을 약속한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들의 범의·액수·대상·방법 등을 두루 고려해 직위유지가 가능한 형량을 선고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재판부는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청 전남 장성군수의 1심 선고공판 때는 직위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축제를 홍보하려 했다지만 1명한테 200만원을 제공하는 등 죄질이 나쁘고 혐의를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해 이렇게 선고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시민이 만드는 밝은세상과 행·의정감시연대와는 성명을 내고 “ 살아있는 권력은 구제될 수 있다는 선례를 남긴 봐주기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지난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음성군수와 청도군수는 나란히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아 직위를 잃었다”며 “광주시장과 전남지사가 공금인 업무추진비로 시책을 추진한 것이 아니라 사전 선거운동을 한 만큼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석 밝은세상 사무처장은 “파렴치한 공직 비리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며 “비리의 내용은 같아도 처벌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면 누가 재판을 신뢰하겠는가”라고 따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이상석 밝은세상 사무처장은 “파렴치한 공직 비리에 면죄부를 준 판결”이라며 “비리의 내용은 같아도 처벌은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한다면 누가 재판을 신뢰하겠는가”라고 따졌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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