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서 열린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5호 송당리마을제 모습이다. 제주지역에서는 해마다 음력 1월 1일을 전후해 대부분의 마을에서 마을제를 연다. 제주도 제공
‘신들의 섬’ 제주 마을제
설 전후 포제·당제·동제
추자 헌석제 100년전통
미신 몰려 수난 겪기도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제주도 내 160여 마을에서 마을제가 열린다. 섬이라는 지리적 특성상 가뭄과 태풍, 수해 등 척박한 자연환경에 놓인 제주도에서는 예부터 액운을 막고 마을주민들의 무사안녕과 풍농, 풍어를 기원하기 위한 마을제를 지내왔다. 음력 12월 하순께부터 1월 초순 사이 마을 특성에 따라 ‘포제’, ‘해신제’, ‘동제’, ‘당제’ 등의 이름으로 열리는 마을제는 주민들이 참여하는 공동의례로, 주로 유교식이나 무교식 제례로 진행된다. 일제 강점기와 제주4·3사건, 새마을운동이 시작된 1970년대에는 미신이라는 이유로 한때 중단되기도 했으나 1990년대 들어 제주도 내 대부분의 마을에서 부활했다. 올해는 지난 5일 제주시 애월읍 광령2리가 마을제를 치른 것을 시작으로 외도동 월대마을, 연대마을, 내도마을 등에서도 마을제를 치렀다. 설날을 전후한 13일부터 15일까지 추자도 내 5개 마을도 일제히 마을제를 지낸다. 추자도에서는 최영 장군 사당을 찾아 풍어를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고, 어촌인 추자도의 특성상 바다에서 숨진 어민들의 넋을 위로하는 ‘헌석제’가 열리며, 야간에는 액운을 막는 ‘밤굿’이 이어지는 등 성대하게 치러진다. 고광천 추자면 민속보존회장은 “추자면의 마을제와 헌석제는 100여년 이상 전해 내려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용왕님에게 풍어를 기원하고 액운을 막는 전통적인 행사로 가장 중요한 마을행사”라고 설명했다. 제주의 전통 마을제 가운데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마을제와 애월읍 납읍리 마을제는 각각 제주도 무형문화재 5호와 6호로 지정됐다. 납읍리마을제보존회 주관으로 오는 25일 자정 납읍리 금산공원 안 포제청에서 열리는 마을제는 남성이 제를 주관하는 유교식으로 집전된다. 또 26일 아침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송당리 본향당에서는 여성이 제를 주관하는 무교식으로 송당리 마을제가 진행된다. 송당리마을제보존회가 주관하는 이 행사에는 주민은 물론 국내외 관광객 등 400여명이 참가한다. 마을제의 제례를 맡은 제관들은 사흘 동안 바깥 출입을 금지하고 몸과 마음을 정갈하게 한 뒤 제사를 지내는 등 철저하게 규율을 지키기도 한다. 김동전 제주대 사학과 교수는 “제주도 내 대부분의 마을에서 부활한 마을제는 유교의 마을제사를 복원했다는 의미에서 중요성을 띤다”며 “조선시대부터 전해져 온 마을제가 주민 간의 결속과 친목을 꾀하는 데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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