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보은군 보은읍 종곡리 북실마을 주민들이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마을에 세울 장승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 보은군청 제공.
장승 깎는 보은 북실마을
동학군 최후 맞은 ‘기 센 곳’
톱·망치 든 주민들 비지땀
100개 만들면 화합잔치 열것
동학군 최후 맞은 ‘기 센 곳’
톱·망치 든 주민들 비지땀
100개 만들면 화합잔치 열것
충북 보은군 보은읍 종곡리는 북실마을로 불린다.
마을 뒷산에서 북소리가 은은히 들리면 이 마을에 뿌리를 내린 경주 김씨 문중에서 과거에 합격했다는 전설을 지닌 마을이다. 이 마을은 동학마을로 유명하다. 1894년 11월 충남 공주시 우금치에서 정부·일본군에 크게 패한 동학군 수천여명이 마지막까지 항전하다 최후를 맞은 곳이다. 보은지역 역사·교육·문화 동아리 ‘삶결두레 아사달’ 등이 해마다 4월께 보은 동학제를 열고 이슬처럼 스러진 동학 영령들의 넋을 달래는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60여가구 160여명의 주민들이 오순도순 살아가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다.
요즘 이 마을은 장승을 깎는데 한창이다.
마을의 번영은 물론 주민 하나하나의 안녕을 기원하려고 장승을 만들기로 했다. 김교호(50)이장 등 주민들은 마을에 자리 잡은 녹색농촌체험관과 마을회관 앞에서 날마다 장승을 만들고 있다. 주민 모두가 집에서 톱과 망치를 들고 나와 나무를 다듬느라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김 이장은 “장승 만드는 일은 처음이지만 대부분 평생 톱·망치 등으로 나무를 다루고 살았기 때문에 솜씨 좋은 장인 못지않은 장승이 만들어지고 있다”고 자랑했다. 지금까지 30여개를 만들었다.
장승은 마을 숲에서 주민들이 직접 오동나무·밤나무·소나무 등으로 만든다. 보은군 숲가꾸기 사업으로 기른 나무도 쓰인다. 3월 말까지 100개를 만들어 마을 입구, 녹색농촌체험관, 구룡저수지 등 마을 곳곳에 세울 참이다. 마을을 수호신처럼 지키면서도, 천하대장군·지하여장군 등 사이좋은 쌍이 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이루게 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마을은 장승이 다 만들어지면 장승을 이웃으로 맞는 잔치를 열 계획이다.
김 이장은 “마을이 동학 최후 격전지와 이웃하고 있는 곳이어서 그런지 기가 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마을의 액을 막고, 주민들이 편안하게 살게 해 달라는 기원을 장승에 담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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