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해진 간판 ‘순천이 웃는다’
시, 3억원 들여 시범거리 조성…광고효과 ‘쏠쏠’
터미널 등 확대 계획…입소문 타고 견학 줄이어
터미널 등 확대 계획…입소문 타고 견학 줄이어
“간판 크기가 줄어 눈에 띄지 않으면 어떡하지?”
2008년 7월 전남 순천시 시민로 액세서리 가게 ‘맹가미’의 주인 송민옥(52)씨는 순천시가 이 곳을 간판 시범거리로 조성한다는 소식에 걱정이 앞섰다. 간판이 줄고, 글씨가 작아지면 광고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경관이 더 좋아질 것이라는 말에 긴가민가하면서도 다른 가게 59곳과 함께 간판 정비에 참여했다. 정비 결과로 33㎡ 규모의 송씨 가게에 붙어있던 4개의 간판이 2개로 줄었다. 간판 자체도 가로·세로 90㎝ 크기의 나무에 가게 이름을 음각으로 새겨 만들었다. 송씨는 “가게 주인들이 건물 외부 공간에 빼곡하게 간판을 쓰면 서로 광고 효과를 죽인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3억원을 들여 지난해 12월 이 사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줄곧 시민 참여 방식을 고수했다. 상인과 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된 추진위원회가 자문단을 구성했다. 설계소위원회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상인들의 조언을 들으며 밑그림을 그렸다. 처음엔 간판 크기가 줄어드는 것을 우려하던 상인들도 점차 “간판이 예뻐야 고객의 시선을 끈다”는 사실에 동의하게 됐다.
추진위는 ‘붕어빵식’의 획일적 간판 교체 방식을 과감하게 버렸다. 간판 정비 사업을 추진한 다른 지방정부들이 한두개 업체에 맡겨 간판 수십수백개를 비슷하게 디자인한 전철을 피하려 했다. 디자인 책임을 맡은 순천대 공옥희(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학생 100여명과 가게 주인들을 찾아 대화를 나눴다. 학생들은 주인들의 생각과 감각을 반영해 건물이나 가게와 조화를 이루는 간판을 디자인했다. 점포 60곳에 160개이던 간판을 129개로 줄였고, 간판의 글씨 크기를 줄여 시각적 피로감을 덜었다. 조명은 추가했다. 이 가운데 최근 전남도의 옥외광고 대상전에서 13개 간판이 상을 받았다.
순천시는 터미널이나 낙안읍성 등지로 간판 정비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새 간판을 달려는 상인들에겐 높이 1m 이하로, 글씨 크기는 80㎝(상업지역), 또는 60㎝(주거지역) 이하로 맞춰달라고 권유하고 있다. 순천시 광고물계 담당은 “시민로의 간판 정비 방식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공무원들과 디자인과 학생들이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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