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 별주부마을에서 열린 정월 대보름 행사에서 농악대가 불타는 달집을 돌며 공연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솟대 만들고 풍년기원 조개부르기·다리밟기
대전·충청·강원 정월대보름 전통행사 풍성
대전·충청·강원 정월대보름 전통행사 풍성
28일 정월 대보름을 앞두고 대전과 충청, 강원에서 주민들의 평안과 화합을 비는 전통 한마당이 열린다.
대전 동구 비룡동에서는 27일부터 28일 새벽까지 주민들과 대전·충남의 문화예술인 모임 ‘십오야’가 어울려 비룡동 장승제를 연다. 주민들은 통나무를 깎아 장승을 세우고 올 한해 나라의 안녕과 민중의 행복을 기원한다. 타악그룹 굿과 리틀 굿은 사물을 앞세우고 동네 우물과 집을 돌며 밤새 오방놀이를 펼친다. 투호와 윳놀이 등에서 이기는 시민에게는 전통 그림과 글씨, 꽹과리, 학용품 등 선물을 준다. 먹거리도 푸짐하다. 어른과 아이가 함께 즐기는 달집태우기도 벌어진다.
이날 서구 구봉산 신선봉에서는 산신제, 대덕구 목상동에서는 들말 달맞이 축제가 열리는 등 마을별로 크고 작은 대보름 행사가 이어진다. 서대전 시민공원에서는 26일 오후 지역 주민과 17개동 풍물단 300여명이 어우러진 길놀이를 시작으로 소망풍선 날리기와 송액 연날리기·윷놀이·팔씨름·줄넘기 등 동 대항 행사가 열리고, 같은날 유성 어은교 둔치에서도 동 대항 줄다리기와 제기차기·새끼꼬기·솟대만들기 등 정월 대보름 행사가 열린다.
충남에서는 23일 당진군 송악면 고대리 안섬마을에서 도민의 평안과 풍어를 기리는 안섬풍어제가 열린 것을 시작으로 27일 용왕께 제물을 바치고 조개 풍년을 기원하는 태안군 고남면 고남4리 조개부르기, 불을 붙여 재앙을 물리치는 정월대보름 민속 행사인 청양군 정산면 송학리 동화제가 이어진다. 28일에는 서산시 부석면 간월도에서 마을 부녀자들이 굴 바구니를 머리에 인 채 어깨춤을 추며 갯벌을 도는 ‘간월도 굴부르기 군왕제’가 열린다.
충북에서도 27일 청주시 상당구 육거리시장 입구에서 남석교 다리밟기가 재연된다. 이 놀이는 정월 대보름에 남석교를 오가면 소원을 이룬다는 속설에 따른 풍습이었으나 1920년 일제의 도시계획으로 다리가 땅 속에 묻히면서 끊어졌던 것을 8년 전부터 재연한 것이다. 증평군 증평읍 남차3리 장내마을도 이날 마을 수호신인 수살나무에 제를 올리고 소원지 달기, 암수 줄다리기, 지신밟기 등을 연다. 옥천과 제천, 보은에서도 문화원과 마을에서 대보름 행사가 마련된다.
강원도 강릉에서는 28일 강릉임영민속연구회가 단오문화관 앞 남대천 둔치에서 망월제를 연다. 망월제는 하늘과 바다, 호수, 술잔, 그리고 님의 눈동자에 비친 달 등 모두 5개의 달이 뜬다는 경포의 전설이 얽혀 있다.
송인걸 오윤주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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