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옥천 한 중학교 보름 사이 너무나 다른 ‘10분의 풍경’
충북 옥천의 한 중학교에서는 보름 사이 같지만 너무나 다른 10분의 풍경이 펼쳐졌다.
지난달 24일 오후 3시10분께 학교에는 김천호 충북도교육감이 방문했다. 전국소년체전 때 개막식 연주를 맡은 학생들을 격려하려는 것이었다. 학교는 학생들을 동원해 교정을 말끔히 치우는 등 부산을 떨었으며, 학교의 자랑인 관악부는 교정에서 연주로 교육감을 맞았다.
관악부 동원 교육감 맞고
심기 건드릴까 학생 ‘금족령’
화장실에 수건 없었다며
교장이 교감 호되게 질책
스스로 목숨 끊은 교감의 넋
마지막 길 헌화조차 막아 일부 교사들은 교육감 방문에 맞춰 열악한 시설의 관악부 연습실을 보여주고 개선을 건의하자고 했지만 학교는 교정에서 교육감을 맞게 했다. 연주를 들은 교육감은 실내 화장실로 가 손을 씻었으나 화장실에 교육감이 쓸 수건을 걸어 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감은 교장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교육감이 10여분 정도 학교에 머무르다 떠나는 동안 학생들에게는 ‘금족령’이 내려졌다. 학생들이 시끄럽게 돌아다니면 교육감의 심기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충심’ 때문이었다. 한 교사는 “교육감 방문으로 학생들은 수업권을 박탈당하고 학교의 모든 직원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며 “권위적인 시대의 암울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는 내용의 글을 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에 올렸다. 교육감 영접 소홀과 글이 오른 배경에 대해 추궁을 받던 김아무개(61) 교감은 지난 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교감은 8일 오전 9시30분께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채 학교를 찾았다.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치른 뒤 평생을 함께했던 학교와 학생, 교사 등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해야 한다는 유족들의 청에서였다. 김 교감도 10분 남짓 학교에 머물렀지만 학교는 보름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학교 쪽의 지시로 교육감맞이 연주를 했던 관악부 학생들은 평소 존경하던 김 교감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는 연주를 하겠다고 했지만 학교는 막았다. 교육감 심기를 어지럽힌다며 이동이 금지됐던 학생들은 흰 국화와 백합을 들고 김 교감을 맞으려 했지만 이 역시 학교는 막았다. 학교는 수업에 방해를 주고 학생들이 충격을 받는다며 수업이 없는 몇몇 교사와 직원만이 김 교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게 했다. 학교 앞까지 나와 교육감을 배웅하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교육감의 10분은 성대했지만 33년 자랑스런 교육 외길을 걸어온 노교사의 10분은 너무 초라했다.
옥천/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심기 건드릴까 학생 ‘금족령’
화장실에 수건 없었다며
교장이 교감 호되게 질책
스스로 목숨 끊은 교감의 넋
마지막 길 헌화조차 막아 일부 교사들은 교육감 방문에 맞춰 열악한 시설의 관악부 연습실을 보여주고 개선을 건의하자고 했지만 학교는 교정에서 교육감을 맞게 했다. 연주를 들은 교육감은 실내 화장실로 가 손을 씻었으나 화장실에 교육감이 쓸 수건을 걸어 놓지 않았다는 이유로 교감은 교장의 호된 질책을 받았다. 교육감이 10여분 정도 학교에 머무르다 떠나는 동안 학생들에게는 ‘금족령’이 내려졌다. 학생들이 시끄럽게 돌아다니면 교육감의 심기를 어지럽힐 수 있다는 ‘충심’ 때문이었다. 한 교사는 “교육감 방문으로 학생들은 수업권을 박탈당하고 학교의 모든 직원들이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며 “권위적인 시대의 암울한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씁쓸했다”는 내용의 글을 전교조 충북지부 홈페이지에 올렸다. 교육감 영접 소홀과 글이 오른 배경에 대해 추궁을 받던 김아무개(61) 교감은 지난 6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교감은 8일 오전 9시30분께 싸늘한 주검으로 변한 채 학교를 찾았다. 장례식장에서 영결식을 치른 뒤 평생을 함께했던 학교와 학생, 교사 등에게 마지막 인사라도 해야 한다는 유족들의 청에서였다. 김 교감도 10분 남짓 학교에 머물렀지만 학교는 보름 전과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학교 쪽의 지시로 교육감맞이 연주를 했던 관악부 학생들은 평소 존경하던 김 교감의 마지막 길을 추모하는 연주를 하겠다고 했지만 학교는 막았다. 교육감 심기를 어지럽힌다며 이동이 금지됐던 학생들은 흰 국화와 백합을 들고 김 교감을 맞으려 했지만 이 역시 학교는 막았다. 학교는 수업에 방해를 주고 학생들이 충격을 받는다며 수업이 없는 몇몇 교사와 직원만이 김 교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게 했다. 학교 앞까지 나와 교육감을 배웅하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이었다. 교육감의 10분은 성대했지만 33년 자랑스런 교육 외길을 걸어온 노교사의 10분은 너무 초라했다.
옥천/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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