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극 <언젠가 봄날에…>
놀이패 신명 마당굿 ‘언젠가 봄날에’ 무대에
시민군·여학생…‘희생자들의 한’ 절절한 재현
시민군·여학생…‘희생자들의 한’ 절절한 재현
“살구꽃 복사꽃 눈물처럼 피어 번져도 한번간 당신은 영영 돌아오지 않고…”
놀이패 신명이 26~27일 광주시 서구 치평동 5·18기념문화관 대동홀에서 5·18민주화운동 30돌을 기념하는 마당극 <언젠가 봄날에…>(사진)를 무대에 올린다.
이 마당극은 1980년 5·18 당시 계엄군한테 죽임을 당한 행방불명자 3명의 아픔과 남은 자들의 슬픔을 그린 작품이다. 도종환 시인의 시‘언젠가 봄날에’에서 제목과 분위기를 따왔다. 석달 동안 삽입곡을 만들고 판소리를 배우는 등 단원 17명이 모두 매달려 준비를 해왔다.
작품은 탈굿으로 시작해서 광주 충장로에서 몰매맞는 여학생을 구하려다 죽임을 당한 택시기사 백구두, 엄마를 찾으러 나갔다가 모진 구타를 당해 숨진 여학생 정옥, 계엄군 진입 직전 두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전남도청에서 달아나려다 총을 맞은 시민군 호석의 사연으로 나아간다. 억울하게 숨진 뒤 저승에 가지 못하고 이승을 떠도는 희생자들의 곡절이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진다. 특히 죽은 아들의 주검을 찾지 못해 제사조차 지내지 못하는 호석의 어머니 박조금의 한서린 몸짓과 애절한 소리는 심금을 울린다.
마당극의 묘미를 살려 흥미를 돋우고 파안대소를 자아내는 소리와 몸짓, 대사와 탈춤이 작품 전반에 두루 깔려있다. 행방불명자 3명의 사연이 밝혀진 뒤 천도굿이 열리고 주제곡 ‘언젠가 봄날에’가 흐르는 끝부분이 압권이다.
연출자 박강의씨는 “30년이 지난 5·18의 현재 의미는 무엇일까 고민했다”며 “행방불명자 얘기를 빌려 희생자들이 용서를 하고 싶어도 용서를 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현실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공연은 26일 오후 7시반, 27일 오후 3·6시에 펼쳐진다. 1시간20분 짜리 창작극이고 관람료는 일반 1만5000원, 학생 1만원이다.
김주미 신명 기획팀장은 “새 작품을 올릴 때마다 관객의 반응이 어떨까 마음이 설렌다”며 “오는 5월 전국곳곳에서 순회공연을 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신명은 1982년 광주에서 창단된 마당극 전문공연단체다. 전라도 마당굿의 해학과 익살을 살려 농민·노동·5월 문제를 다룬 <고구마> <호랑이 놀이> <안담살이 이야기> <일어서는 사람들> 등 작품들로 인기를 모았다. 2005년 전남 담양군 고서면 주산리 예술인창작마을에 들어가 문화공동체를 꾸리고 마당극 창작·공연, 전통연희 계승·보급 등 활동을 펼쳐왔다. (061)381-7295.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놀이패 신명 제공
신명은 1982년 광주에서 창단된 마당극 전문공연단체다. 전라도 마당굿의 해학과 익살을 살려 농민·노동·5월 문제를 다룬 <고구마> <호랑이 놀이> <안담살이 이야기> <일어서는 사람들> 등 작품들로 인기를 모았다. 2005년 전남 담양군 고서면 주산리 예술인창작마을에 들어가 문화공동체를 꾸리고 마당극 창작·공연, 전통연희 계승·보급 등 활동을 펼쳐왔다. (061)381-7295.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사진 놀이패 신명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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