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충남도청 대강당에서 국립국악원 단원들이 1400년 만에 재현한 완함, 종적, 배소, 거문고, 북 등 백제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충남도 제공
완함·종적·배소·거문고·북
금동대향로 ‘5악사’ 재현
금동대향로 ‘5악사’ 재현
1일 오후 충남도청 대강당 단상에 완함, 종적, 배소, 거문고, 북을 든 다섯 악사가 들어섰다. 국립국악원의 국악오케스트라와 협연에 나선 이 다섯 악기는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국보 287호)가 발굴되면서 세상에 알려진 주악상의 악기를 재현한 것이다.
이날 연주회는 충남도가 오는 10월 열리는 ‘2010 세계대백제전’에서 백제인의 뛰어난 예술혼과 정신세계를 보여 주려고 진행하고 있는 ‘대향로의 다섯 악사들이 연주하던 백제의 악기와 음악 재현 연구’의 중간보고회로 열렸다. 백제 음원 재현 연구에는 충남도와 국립국악원, 국립민속박물관, 부여군, 충남문화산업진흥원, 충남역사문화연구원, 백제문화제추진위원회 등 7개 기관이 참여했다.
완함은 오늘날 비파, 종적은 피리, 배소는 소를 여러 개 붙인 것으로 팬플루트와 비슷하다. 주악상 가운데 북은 오늘날의 북이나 생황, 즉 윗덮개를 올렸다 내렸다 하며 공기를 불어넣어 소리를 내는 아코디언 같은 악기 가운데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 악사와 국악 오케스트라는 ‘산성의 아침’, ‘백제아리랑’, ‘영기’ 등 창작곡 3곡을 선보였다.
1400년 전 백제의 악기와 이 악기들이 어울려 내는 음률은 요즘 국악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재현된 다섯 악기는 현란하기보다 정갈하고, 화려하기보다 단아한 소리는 정성을 다하되 정도를 넘지 않는 절제미를 느끼게 해 백제의 품격을 엿보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국립국악원 등은 대향로 주악상을 뼈대로 상상에 불과한 백제의 악기와 소리를 재현하기 위해 중국 역사서와 일본의 고대음악 관련 자료, 미마지 등 국내에 전해지는 백제의 흔적, 탱화 등에 남아 있는 옛 악기 모습 등 구할 수 있는 모든 사료를 망라해 연구와 복원 작업을 진행했다.
국립국악원 박상지 연구원은 “대중화 등을 고려해 현대 국악의 음색에 맞췄으며 수정 작업 등을 거쳐 오는 5~6월께 완성된 백제의 악기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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