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시민단체 반대 운동 나서…시 “재검토 가능”
삽교천방조제와 아산만방조제, 평택·당진항 건설로 제 모습을 잃은 아산만의 마지막 갯벌이 매립 위기에 놓이자 시민단체들과 어민들이 반대운동에 나섰다.
충남 아산 인주면 걸매리 어민들과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천안아산경실련·아산생협 등은 8일 걸매리 갯벌 매립 반대시민대책위원회를 꾸리고 아산시에 갯벌 매립사업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걸매리 갯벌매립 반대시민대책위는 “아산시가 대림산업과 걸매리 일대에 아산 에코-테크노밸리를 만들기 위해 최근 100억원 출자를 의결했다”며 “인근에 7조4658억원이 들어가는 55㎢ 규모의 황해경제자유구역이 건설되고 있는데 왜 우수한 갯벌을 매립해 산업단지를 조성하려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시민대책위는 이어 “걸매리 갯벌은 방조제 공사에 따라 생태환경이 악화됐다가 자연의 힘으로 되살아난 아산만의 유일한 갯벌로 대합·참맛·청게·바지락이 풍부하고 인근에 국제 희귀 철새들의 도래지가 있다”며 “어민의 삶터이자 아산에서 유일하게 살아있는 바다를 불분명한 사업 목적을 위해 매립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차수철 사무국장은 “이 사업은 지난해 사업 타당성이 없어 갯벌을 보전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시민단체 주장에 따라 추진이 보류됐는데 갑자기 추진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산시는 매립사업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걸매리 어촌계 용장환 총무는 “주민의 삶터인 갯벌을 혈세 100억원까지 들여 매립하는 것은 지역 어민들을 죽이는 것”이라며 “목숨을 걸고 갯벌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아산시 도시계획과 정규섭 팀장은 “이 사업은 1996년부터 추진해왔고 산업뿐 아니라 관광까지 포함한 개발사업”이라며 “주민들 주장대로 걸매리 갯벌 생태가 보전가치가 높다면 사업 전반을 재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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