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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물질 애환 오롯이 ‘이어도사나~’

등록 2010-04-15 19:11

지난 10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제주해녀박물관의 해녀노래 공연마당을 찾은 어린이들이 사라예술단과 해녀들의 해녀노래와 율동에 즐거워하고 있다.
지난 10일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제주해녀박물관의 해녀노래 공연마당을 찾은 어린이들이 사라예술단과 해녀들의 해녀노래와 율동에 즐거워하고 있다.
해녀박물관 ‘해녀노래 공연’




해녀할머니들 토요일마다
관람객과 어울려 ‘신바람’
“찾아가는 전통예술 보람”

제주해녀들에게 바다는 ‘밭’이며 ‘저승길’이기도 하다. 바다밭의 수확물을 팔아 생계를 이어야 한다. 하지만 바다 속 노동은 육지의 노동보다 몇배나 힘들다. 오죽하면 “좀년 애기 나뒁 사을이믄 물에 든다”(해녀는 아기를 낳고 3일이면 물에 든다)고 했을까.

지난 10일 찾은 제주시 구좌읍 하도리 제주해녀박물관에서는 이처럼 ‘한’이 맺힌 해녀노래가 애잔하게 울려퍼지는가 하면 흥겨운 제주민요도 뒤섞여 나왔다.

“이여싸나 이어도사나 이여도 사나/요 넬 젓엉 어딜 가리/진도바당 한골로 가세/한착 손엔 테왁 삼고/한착 손엔 빗창 심어/한 질 두 질 들어간 보난/ 저승도 분명허다/……”

사라예술단(단장 강경자)과 해녀들이 율동과 함께 ‘이어도사나’를 부르자 관광객들은 노래가락에 맞춰 흥겹게 박수를 쳤다. 관람왔던 초등학생들도 “와!”하고 주위로 몰려들었다.

해녀박물관에서는 사라예술단(단장 강경자)과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호 제주해녀노래 예능보유자 2명이 매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1시간 남짓 관광객과 주민들을 위해 해녀노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날 마침 초·중등학생 30여명과 함께 해녀박물관을 찾은 ‘우리 들 학교’ 운영자 김성훈(45)씨는 “아이들이 신나서 같이 어울리는 것을 보니 즐겁다”며 “해녀 할머니나 다른 출연자들이 열심히 공연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에 나선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1호 해녀노래 예능보유자인 해녀 강등자(73·제주시 구좌읍 행원리)·김영자(73·〃)씨도 신이 나서 예정된 시간을 넘겨 해녀노래를 이어나갔다.

“울산 바당에 배가 하주게. 그 밸 또라가젠 뇌 젓당보민 손이 다 북물엉 터져. 경 허멍 노래를 배와서.”(울산 바다에 배가 많아. 그 배를 따라가려고 노를 젓다보면 손에 물집이 생겨 터져. 그러면서 노래를 배웠어)

이들 해녀는 “바다에서 살아온 날들을 생각하면 한이 맺힌다”면서도 “물질만큼 벌이가 좋은 것도 없고, 어떤 때는 물질이 가족보다 더 소중하다”고 말했다. 같은 동네에 사는 이들은 10대 중·후반부터 지금까지 60년 가까이 물질을 하고 있다.

제주해녀박물관 좌혜경 연구사는 “찾아가는 문화예술활동 차원에서 해녀노래 보유자와 사라예술단이 나서서 상설공연을 펼치고 있다”며 “오는 6월까지 이어질 공연을 통해 관광객과 주민들에게 해녀노래를 널리 알리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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