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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DMZ ‘평화누리길’, 분단상처 선한데 평화로움이…

등록 2010-04-27 22:55

DMZ ‘평화누리길’ 걸어보니
DMZ ‘평화누리길’ 걸어보니
철책과 방공참호 사이로
역사·생태 온몸으로 느껴
총 182.3km 5월 8일 개장
“숲속 정자에 가을이 이미 깊어드니/시인의 시상이 끝이 없구나/멀리 보이는 물은 하늘에 잇달아 푸르고/서리맞은 단풍은 햇볕을 향해 붉구나.”

조선 중기의 대학자 율곡 이이가 8살 때 지었다는 이 시는 경기 파주시 파평면 율곡리 ‘화석정’에 가면 볼 수 있다. 임진강변의 아름다운 율곡리 마을은 율곡이 관직에서 물러나 여생을 보낸 곳이다.

경기도2청은 최근 서부전선 비무장지대(DMZ)의 남쪽 접경지역을 논둑, 밭둑, 강둑, 오솔길로 연결하는 DMZ 트레킹 코스를 개발해 ‘평화누리길’로 이름 짓고 다음달 8일 개장한다고 밝혔다. 평화누리길은 김포 3구간 38.4㎞, 고양 2구간 25.4㎞, 파주 4구간 56.3㎞, 연천 3구간 62.2㎞ 등 총길이 182.3㎞다.

개장에 앞서 지난 주말 문산읍 마정리 임진각에서 출발해 초평도와 임진나루를 지나 화석정까지 8㎞를 걸어봤다.

곳곳에 즐비하게 설치된 철책과 방공참호, 방호벽 등 군사시설물들이 이곳이 남북분단의 최일선 현장임을 실감나게 했다. 콩을 볶는 듯한 총포소리, 육중한 굉음을 내는 탱크와 헬기의 삼엄한 경계 사이로 임진강변의 평화로운 전원 풍경이 한없이 펼쳐졌다. 파주의 평화누리길은 이밖에도 임진왜란 때 선조가 도성을 버리고 의주로 향했던 길목인 임진나루와 황희 정승이 말년을 보낸 반구정 등 역사유적지가 산재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강바람이 시원한 장산 고갯마루에 올라서니 DMZ 생태의 보고인 임진강 유일의 자연섬 초평도와 남북 접경지역이 한눈에 들어왔다. 왼쪽으로 DMZ 안 대성동마을의 태극기와 북 기정동마을의 인공기가 나란히 솟아 있고, 오른쪽 강 너머엔 실향민 마을인 진동면 해마루촌이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졌다. 지척에 임진강을 두고 다가설 수 없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 정도면 도시 사람이 하루 걷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싶다.

‘평화누리길’ 파주 코스는 임진강변을 따라 적성면 두지나루를 지나 상류쪽 연천으로 계속 이어진다. 경기도2청은 곧 코스별 지도와 명소를 소개하는 안내책자를 배포하고, 걷기대회를 열 계획이다. 개장에 앞서 문을 연 인터넷 카페(cafe.daum.net/ggtrail)에는 6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평화누리길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한배수 경기도2청 특별대책지역과장은 “수도권 시민들이 쉽게 걷기를 즐길 수 있도록 코스를 만들었다”며 “경기북부지역은 자연경관이 잘 보존돼 있고 안보적 특수성이 있어 제주 올레길 못지않게 인기를 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글·사진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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