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덕기념사업회 상임대표 고두심(맨왼쪽), 편액 기증자 김균, 제주도의회 의장 김용하, 김만덕기념사업회 공동대표 양원찬씨가 추사의 ‘은광연세’ 편액을 들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후손 김균씨, 가보 ‘편액’ 기념사업회 기증
조선 정조 때 굶주린 백성들을 구해낸 제주여성 김만덕(1739~1812)은 나눔의 삶을 실천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추사 김정희(1786~1856)는 그 뜻을 기려 그의 후손들에게 ‘은광연세’(恩光衍世·은혜의 빛이 온 세상에 퍼진다)라는 편액을 써주었다.
그동안 한번도 공개되지 않았던 그 편액을 김만석(김만덕의 오빠)의 6대손인 김균(79·경남 마산시)씨가 1일 제주시 사라봉 모충사에서 김만덕기념사업회(상임대표 고두심)에 기증했다.
김씨는 지난 4월 하순 기념사업회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양원찬 대표에게 편지를 보내 편액을 가보로 보관해온 내력과 함께 기증 의사를 밝혔다. 목조로 된 가로 98㎝·세로 31㎝ 크기의 편액은 추사가 1840년 초 제주에 유배왔을 때 만덕의 이야기를 듣고 김씨의 증조부인 김종주에게 써준 것이다. 이후 일본인 수집가에게 넘어가 있던 이 편액은 부친 김동인(1944년 작고)씨가 25년께 되찾았고, 징용을 가느라 이종사촌에게 맡겼다가 유언에 따라 55년 김씨가 인수받아 보관해왔다.
김씨는 “제주와 서울에서 이뤄진 나눔쌀 만섬쌓기 행사와 5만원 지폐 인물로 넣기 위한 노력, 드라마 등을 보면서 편액을 가보가 아니라 고향인 제주의 보물로 널리 알려야겠다는 의무감을 느껴 기증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복(59) 추사연구회 수석전문위원은 “편액은 추사체를 완성하기 직전인 1841~44년 사이 격동기에 쓴 글로 추정된다”며 “추사의 의미 있는 작품 가운데 최고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증식에서 고두심 상임대표는 “김만덕의 나눔과 봉사 정신을 계승, 실천하고 넓혀가는 계기로 삼겠다”라고 반겼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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