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희망의 법복 입어봤어요”
대전지법, 소아암 등 난치병 어린이 20명 초청
“법관이 돼 어려운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수영(11·가명)이는 처음 입은 법복이 마음에 든다며 환하게 웃음지었다. 소아암을 앓고 있는 수영이는 어린이날인 5일 대전지방법원의 초청으로 대전지법을 방문했다.(사진) 이날 법원을 찾은 어린이들은 20여명으로 모두 소아암과 백혈병 등 어린이 난치병 환자들이다. 이날 행사는 어린이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용기를 복돋우기 위해 대전지법 판사들과 직원들이 성금을 모아 열었다. 아이들은 법정에서 판사 법복을 입어보고, 새·호랑이 등 동물소리 성대모사와 마술 등을 즐겼다. 법원 직원들은 어린이들에게 성금과 헌혈증서 200여장을 전달했다.
김용헌 대전지법원장은 “어린이날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려고 제정한 날”이라며 “병을 이겨내고 나라의 기둥이 돼 달라”고 부탁했다.
대전지역 병원들도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선물과 연주 등을 선사했다. 을지대병원은 4일 병원 3층 범석홀에서 어린이를 위한 을지음악회를 열었다. 음악회에는 대전시립무용단이 전래동화를 노래와 춤으로 엮은 ‘산골 집에 도깨비가 와글와글’, ‘흥부네 박 터졌네’ 등을 공연했다.
충남대병원도 이날 소아병동에서 어린이날 잔치를 열고, 송시헌 원장과 의료진이 어린이 환자들에게 인형과 간식 등 선물을 나눠 주고 완쾌를 기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의학전문대학원 통기타 동호회인 ‘늘모두’ 회원들이 동요를 연주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심희숙 간호부장은 “어린이날을 맞아 병마에 씩씩하게 맞서는 아이들에게 용기를 주려고 행사를 열었다”며 “모두가 건강하게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치료에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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