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월드컵에 보육원생 보낼겁니다”

등록 2010-05-25 22:44

아리랑 응원단장 박용식씨(뒷줄 왼쪽에서 셋째)가 2008년 대전 성우보육원 아이들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내한 경기 입장권을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아리랑 응원단장 박용식씨(뒷줄 왼쪽에서 셋째)가 2008년 대전 성우보육원 아이들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내한 경기 입장권을 들고 즐거워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축구광’ 박용식씨 남아공행 포기한 이유는?
불황으로 여비 마련 어려워
약속지키려 2명만 보내기로
“우리 대표팀이 월드컵에서 승리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없어도 행복합니다.”

25일 아리랑 응원단장 박용식(47)씨는 이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경기에 가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그동안 축구 국가대표팀 경기가 열리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경기장에서 얼굴을 태극 문양으로 그린 채 열띤 응원전을 이끌어왔다.

손꼽아 기다리던 남아공 월드컵 경기를 가지 않기로 결정한 뒤에도 아쉬운 표정을 짓지 않는 것은 ‘약속’을 지켰기 때문이다. 그의 약속은 지난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후원하는 대전 연축동 성우보육원생들이 당시 서울 상암경기장에서 열린 영국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팀 경기를 보고 싶어하자 20여명을 데리고 경기를 관람했다. ‘박지성’을 직접 봤다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에게 그는 공부 열심히 해 성적을 올리는 1~2명에게 남아공 월드컵에 보내주겠다고 약속했다. 아이들은 2년 동안 열심히 공부하며 성실하게 생활했고, 최근 보육원은 남아공 월드컵에 갈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1명씩 선발했다.

그러나 이 사이 그가 운영하던 식당은 경제 불황으로 형편이 어려워졌고, 보육원생 2명과 함께 남아공으로 갈 여비를 마련할 수 없게 된 그는 아리랑 응원단장 구실을 대전에서 하는 대신 아이들을 보내기로 결정했다. 20년 가까이 각국 월드컵 경기장에서 한국팀 경기를 응원해온 그로서는 이번 월드컵에 가지 못하는 일이 섭섭하지만, 2년 동안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 찾아갈 날을 손꼽아 기다려온 아이들을 생각하면 기분이 절로 뿌듯해진다.

“텔레비전 앞에서 더 신나게 응원할 작정입니다. 저 대신 가는 아이들이 축구를 통해 조국을 사랑하는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랍니다.” 그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4강 진출과 아이들의 즐거운 여행을 기쁜 마음으로 기원하고 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