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화백이 기증한 그림
너른마당
그리은 고향, 그림의고향
“살아서는 얼마 지내지 못하지만 죽어서는 계속 고향에 머물 거니까 나보다 먼저 그림을 보내는 거지요. 그림이 먼저 자리 잡으면 나중에 가도 외롭거나 낯설지 않을 것 같아서요.”
서울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동양화가 청운 이보영(71)씨가 15일 고향 청원군에 그림 118점을 기증하면서 한 말이다.
이 화백은 집안 대대로 청원군 문의면 괴곡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 왔지만 그림 공부와 작품활동 때문에 서울 등 바깥 생활을 했다.
그러나 하루도 고향을 잊은 적이 없다.
몸은 고향을 떠났지만 마음 그림자만이라도 고향을 드리워야 한다는 생각에 집도 한 채 마련하고 틈틈이 찾아 지인들을 만나고 작품 활동을 해왔다.
마음에 담은 고향의 산과 물, 집 등은 화폭에 담기도 했다.
이 화백은 진경 산수화의 거장으로 불린다.
한국화의 기본인 수묵에다 서양화에 쓰이는 물감을 혼합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화풍을 이룬 이 화백의 그림은 독특한 맛을 내기도 하지만 그림의 뿌리인 고향을 떠나지 않는다.
고향 땅 문의의 풍경 뿐 아니라 전국 곳곳을 발품으로 돌며 사계의 모습을 가식 없이 담아 왔다.
‘속삭임’, ‘어머니’, ‘신비의 새’, ‘진주 약혼식’, ‘나의 고향은 어머님 뱃속인데’ 등 대부분 토속적인 작품들이다.
이 화백은 그림만큼이나 독특한 이력으로 유명하다.
30대 때 서예와 사군자를 시작했으며, 40때는 문인화를 그렸고, 50대가 돼서는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는 수묵화를 그리고 있다.
이 화백은 “젊을 때 마음을 다스리려고 글씨와 사군자를 했고, 조금 나이를 먹고는 선비의 마음으로 그림을 그렸으며, 지금은 우리의 산하와 집, 생활 등을 그림에 담고 있다”고 말했다.
%%990002%%그림을 기증 받은 청원군은 이달말께 대청호 미술관에서 작품 기증식, 흉상 제막식 등을 통해 고마움을 전할 계획이다.
이 화백은 “고향을 그리워 하며 살아온 늙은 화가의 그림을 편안하게 많이 봐 줬으면 좋겠다”며 “조금 더 나이를 먹고 고향을 찾았을 때 그림을 본 주민들이 반겨 주면 덤으로 알겠다”고 말했다.
청원/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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