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중항쟁과 6·10시민항쟁 등 광주지역 민주화 운동사의 한복판이었던 금남로 전일빌딩이 경매에 넘겨졌다.
신한은행은 최근 전일실업의 채권 15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광주시 동구 금남로 1가 1-1 지상 10층, 지하 2층, 연면적 1만4000㎡인 전일빌딩의 경매를 광주지법에 신청했다. 이 건물은 감정평가를 거쳐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본격적으로 경매에 부쳐진다.
전일빌딩은 1968년 12월 7층 건물로 지어진 뒤 70년대 4차례 증개축됐다. 1980년 5·18민중항쟁 땐 옛 전남도청 앞 광장의 계엄군-시민군 대치와 광주시민결의대회 등을 묵묵하게 지켜봤다. 이후 6·10시민항쟁이나 시국사건 집회 때는 시민 수천여명이 운집하고 최루탄이 난무하던 장소였다. 특히 금남로의 민주화 시위를 알리던 <전남일보> <전일방송> <광주일보> <연합뉴스> 등 언론사가 입주해 여론이 형성되던 공간이기도 했다. 이런 상징성과 접근성 덕분에 각종 선거 때는 입후보자들이 앞다퉈 사무실을 내려고 경쟁하던 홍보의 명당이었다.
최근에는 문화부가 국립 아시아문화전당 들머리에 있는 이 건물 일대를 문화특구로 지정했지만, 2005년 전남도청이 무안으로 이전하면서 옛 영화를 잃고 원도심 공동화의 대표적인 사례로 내몰렸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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