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시가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는 창원천 공사현장. 최근 창원시는 홍수방어용으로 창원천 일부 구간에 높이 1m의 콘크리트벽을 설치해 시민들로부터 비난을 사고 있다.
길이 700m·높이 1m 벽쌓아
시 “장마철 하천 범람 방지용”
환경단체 “도로 물바다 될 판”
시 “장마철 하천 범람 방지용”
환경단체 “도로 물바다 될 판”
“4대강 사업을 점검하며 지적했던 문제들이 여기에 고스란히 들어있습니다. 창원시가 벌이는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한마디로 ‘미니 4대강 사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경남도와 창원시는 22일 오전 박창근 시민환경연구소장(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과 함께 경남 창원시 퇴촌동부터 창원시 대원동까지 창원천 6.73㎞구간을 답사했다. 창원시는 이곳에서 2007년 말부터 274억6700만원을 들여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7월7일과 16일 내린 164㎜와 171㎜의 비에 30억원을 들여 만든 인공습지, 생태탐방로, 생태이동통로 등이 흔적도 없이 쓸려내려가는 바람에 창원시는 시민들의 비난을 샀다. 최근에는 대원동, 팔용동, 명서동 일대 창원천 양쪽에 15억원을 들여 길이 700m, 높이 1m의 콘크리트벽(파라펫)을 설치해, 시민들로부터 “기껏 생태하천을 만들어 놓고 콘크리트로 가리는 이유가 무엇이냐”는 비난을 감당해야 했다. 창원대 입구 일부 완공된 구간에는 이미 녹조가 생겨나고 있다.
창원시 담당자는 “파라펫 설치는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상관없는 수해 복구 차원의 응급처방”이라며 “장마와 만수위가 겹치면 바닷물까지 올라와 범람 우려가 높아 불가피한 조처”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달 말 파라펫 설치를 마치면 주변에 나무를 심어 흉물스럽지 않도록 하고, 각계 전문가와 환경단체의 자문을 받아 재설계를 거쳐 10월께 생태하천 복원사업을 다시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박 교수는 “어차피 콘크리트벽은 도심 생태하천에 어울리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걷어낼 수밖에 없는 시설”이라며 “홍수를 막기 위해 가장 좋은 것은 하천 너비를 넓히는 것이지만, 이것이 불가능하다면 상류에 소규모 댐과 저류지를 만드는 등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희자 마산·창원·진해 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도 “콘크리트벽을 세워 도로와 하천을 분리하면 홍수 때마다 하천으로 흘러들지 못한 빗물로 도로가 넘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두관 경남도지사 당선자 쪽은 “경남이 하천 살리기의 1번지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4대강 사업 방식이 아닌 김두관식 하천살리기의 모델을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창원시에 요청했다. 경남도도 “창원시의 일방적 처리는 곤란하다”며 “계획을 반드시 경남도에 보고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얻은 뒤에 사업을 벌여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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