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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풍경] “세속의 번잡 잊고 깨달음 얻어가세요”

등록 2010-07-01 21:54

  지난달 하순 광주시 서구 치평동 무각사 문화관 1층 북카페 로터스에서 한 독서모임 회원들이 정담을 나누고 있다. 무각사 제공
지난달 하순 광주시 서구 치평동 무각사 문화관 1층 북카페 로터스에서 한 독서모임 회원들이 정담을 나누고 있다. 무각사 제공
유흥가 한복판 위치…시민 위한 쉼터로 탈바꿈
노인 공양·이주노동자 초청 등 ‘중생구제’ 본보기
도심속 도량 광주 무각사

광주 무각사가 도시민한테 한줄기 청량한 바람을 불어넣는 마음의 쉼터로 거듭나고 있다. 상무 새도심의 유흥가와 아파트에 둘러싸인 무각사는 과감히 산문을 열고 도심 한복판에서 불교의 새로운 길을 찾아 나섰다.

무각사는 애초 1972년 광주시 서구 치평동 산 1일대 1만5600㎡(4700여평)에 상무대 군법당으로 출발했다. 94년 상무대 터가 광주시에 넘어가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송광사에 속한 사찰로 바뀌었다. 이런 역사 때문에 절집의 환경과 위치가 독특하다. 무각사(無覺寺)란 ‘깨달음조차 필요치 않은 절집’이라는 뜻이지만 바로 길 건너에 카페와 모텔이 즐비한 역설을 안고 있다. 밤이면 휘황한 불빛이 담장을 넘어오고, 마당에 햇살이 비쳐야 이웃의 네온이 잦아든다.

2007년 8월 부임한 주지 청학 스님이 “절집의 위치가 참선수행보다 중생제도에 어울린다”며 탈바꿈을 시도했다. 이웃에 사는 지친 도시민들이 자신 안의 불성을 깨우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실행에 옮겼다.

우선 불자뿐 아니라 홀몸 어르신, 소년소녀 가장, 외국인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들한테 다가서는 데 공을 들였다. 대보름·추석·동지 등 명절과 절기마다 지역 어르신 500명씩을 초청해 오곡밥·송편·팥죽을 나누는 점심공양을 운영했다. 매월 둘째·넷째 토요일엔 재활용장터를 열어 수익금의 10%를 소년소녀 가장 등 불우이웃을 돕는 데 썼다. 지난해 아홉달 동안 연인원 5000여명이 참여한 장터를 17차례 열어 1000여만원을 모았다.

오는 4일엔 불심이 깊은 스리랑카 이주노동자 400여명을 초대한다. 스리랑카 최대 종단의 붓다락끼따 종정을 초청해 법문을 들은 뒤 체육대회로 타향살이의 애환을 녹일 예정이다.

일반인을 위해선 경내에 북카페 로터스, 로터스 갤러리, 찻집 사랑채를 열었다. 북카페엔 국내외 명상·불교·생태 서적을 고루 갖췄고, 갤러리에선 유명작가 초대전과 작가와의 대화를 이어간다. 200명이 발우공양과 참선명상에 참여할 수 있는 절집체험 공간도 만들어 단체와 모임에 무료로 빌려준다. 매주 월·금요일엔 사찰요리를 만드는 실습 강좌가 열린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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