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시설사업비 등 과잉 편성…협의 약속 어겨”
교육위원 자격 공개비판…“11월 취임뒤 바로잡겠다”
* 장휘국 : 광주시교육감 당선자
교육위원 자격 공개비판…“11월 취임뒤 바로잡겠다”
* 장휘국 : 광주시교육감 당선자
취임을 석달 앞둔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가 5일 교육위원 신분으로 안순일 현 교육감의 2회 추경안 편성 태도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장 당선자는 이날 시 교육위원회 임시회 질의를 통해 “안 교육감은 6·2 지방선거 이후 ‘다음 예산안 편성에는 후임 당선자의 정책 실현을 위해 협의해서 최대한 돕겠다’고 약속했으나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아쉬움과 섭섭함을 숨길 수 없다”고 밝혔다.
장 당선자는 “광주시교육청은 최근 2회 추경예산 611억원을 편성하면서 협의 약속을 어기고 시설사업비와 자체사업비를 수백억원씩 편성했다”며 “이는 후임 당선자에 대한 예의나 배려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장 당선자는 시급하지 않은 예산의 대표 사례로 시설을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자율형 사립고인 송원고·숭덕고·보문고 등 3곳에 21억~23억원씩 기숙사 건축비를 지원한 부분을 들었다. 또 광주학생교육원에 다목적강당과 급식실 신축비를 주고, 폐쇄회로 텔레비전 시범학교 운영비를 편성한 것 등을 열거했다.
장 당선자는 “직선 교육감의 핵심공약인 친환경 무상급식의 실현을 더디게 만들고 최소한의 교육환경 개선마저 어렵게 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교육위원으로서 이를 막지 못한 책임을 통감하며 취임과 동시에 반드시 바로잡겠다”고 다짐했다.
장 당선자는 “이 추경안이 광주시의회에서 통과되면 안 교육감의 임기가 1개월밖에 남지 않을 텐데 수백억원의 자체사업과 시설사업을 편성한 것은 건전한 상식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교육재정의 어려움이 눈앞에 어른거려 잠을 이룰 수가 없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장 당선자는 이어 예산 편성의 기준으로 △국고 목적사업비의 자체예산은 추후 반영 △일반 경상사업비는 편성 보류 △11월 이후 시설사업비는 우선순위 재조정 △불용예정액은 예비비로 편성 등을 제시했다.
광주시교육감 취임준비위 김재갑 공보팀장도 “안 교육감과 장 당선자가 지난 6월 인사와 예산을 협의해 처리하기로 약속했다”며 “불요불급한 시설사업비는 11월 이후로 집행을 미루고 초등학생 전원의 무상급식에 필요한 211억원을 마련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교육청은 9일 이 추경안의 시 교육위원회 의결을 앞두고 교육위원들의 질의에 답변과 설명을 할 예정이다.
장 당선자는 선거일인 6월30일 이후에 임기가 끝나는 교육감의 임기를 보장한다는 교육자치법 규정에 따라 오는 11월7일 취임할 예정이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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