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형 영등포구청장
[새 단체장에게 듣는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
공수가 바뀌었다. 구정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구의원에서 구정을 추진하고 이끌어야 할 구청장으로 변신했다. 조길형 영등포구청장은 이에 대해 “진정한 ‘머슴’이 됐다”고 말했다. “주인(구민)이 머슴(구청장)한테 오는 데 걸림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열린 행정에 역점을 두겠다”는 조 구청장을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만났다.
조길형 구청장은 영등포구 4선(2~5대) 구의원 출신이다. 4, 5대 때는 후반기 구의장을 지내기도 했다. 영등포구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이들과의 소통이 왜 중요한지 누구보다 뼈저리게 경험했다. ‘구민들과의 소통’과 ‘열린 행정’을 특별히 강조하는 이유다. 그는 “행정행위가 투명하지 못하고 구청장 만나기가 하늘의 별 따기만큼 어렵기 때문에 행정 불신이 생기는 것”이라며 “첨예한 사안에 대해 구민들을 직접 만나 그들의 의견을 구하고 구청의 입장을 충분히 설명하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 구청장은 시급히 추진해야 할 문제로 ‘교육’ 문제를 꼽았다. 그는 “자식을 둔 부모들은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이상만 되면 영등포구와 접해 있는 양천구 목동 쪽으로 이사를 가려고 한다”며 “구민이 없는 구는 희망을 갖기 어렵다”고 했다. 이를 위해 ‘교육발전’을 구정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재 서울시내 25개 구청 가운데 9위권인 교육경비 지원 예산을 내년에는 최상위권에 들 수 있도록 예산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또 임기내 친환경 무상급식 실시를 위해 올해 안으로 급식조례를 제정하고 전시성 사업을 대폭 줄여 확보한 예산으로 내년부터 영등포구 관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무상급식을 할 방침이다.
서울시가 사업 계획을 밝혔다가 최근 보류하기로 한 ‘안양천 뱃길 조성 사업’에 대해서는 ‘보류’가 아니라 ‘폐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안양천은 수없이 많은 참게와 숭어떼가 서식하고 있는 살아 있는 지천”이라며 “이곳 바닥을 파내고 콘크리트 인공하천으로 만들려는 계획은 아예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조 구청장은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영등포역 앞 교통난 해소에 대한 대책도 내놨다. 그는 “영등포역 주변에는 무려 40개 이상의 노선버스가 집중돼 교통 혼잡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오는 10월 말까지 문래고가를 철거하고, 끊어진 중앙버스차로제를 연결한 뒤 노선버스 운행경로를 크게 손질하면 교통 혼잡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