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덕식씨
‘아비처럼 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 펴낸 주덕식씨
언제 부도날지 모를 조그만 인쇄소에 기대 가족을 책임져 온 평범한 50대 가장이 자식들을 위해 인생지침서를 펴냈다. 주덕식(53·사진)씨는 추석인 지난 22일, 자신이 쓴 책 <아비처럼 살지 않으면 성공할 수 있다>(한림원 간)를 두 아들 태룡, 태휘에게 건넸다.
이 책에서 주씨는 삼강오륜 가운데 오륜을 주제말로 삼아 자신의 삶에 대한 반성과 자식들에게 보내는 바람을 각각 10개씩의 단편으로 묶어 260여쪽에 풀어냈다.
제1편 <부자유친>에서 그는 ‘착하고 정직하면 돈 벌기 어렵다. 아비처럼 살지 말라’고 하면서도 ‘재물을 훔칠 수는 없는 것이고 일에는 책임이 따르니 주체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 주체적인 삶의 길은 마음이 넉넉한 것’이라고 말한다. 때로는 대화하듯 답답함을 풀어낸다. 제4편 <장유유서>의 소제목은 그래서 ‘너도 내 입장이 돼 봐라!’다.
이 책은 아들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도, 술기운을 빌려 말하면 자칫 가난한 아버지의 한풀이로밖에 안 들릴 것 같아 짬짬이 메모해둔 것이 쌓여 세상에 나왔다. 행간에는 수천만원의 빚을 갚지 못해 언제 부도날지 모를 작은 인쇄소 책상에 앉아 ‘자식에게 돈 대신 물려줄 수 있는 유산이 무엇일까’ 고심해온 아버지의 애뜻한 마음이 역력히 묻어난다. 책 말미에 실은 미리 쓴 유서에서는 “3소(옳소, 좋소, 믿소)하고, 3불(불만, 불평, 불신)하지 말며, 3사(찬사, 감사, 봉사)하는 삶을 살라”고 당부했다.
“평범한 50대의 신변잡기 얘깁니다. 제 자식은 물론이고 어깨에 진 짐이 점점 무겁게 느껴지는 보통의 가장 중 단 한분에게라도 이 책이 힘이 된다면 좋겠습니다.” 그의 바람이다.
대전/글·사진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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