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심사피해 비용 축소신청
군의회서 경비 깎자 예산전용도
군의회서 경비 깎자 예산전용도
전남 영암군이 490억원 규모의 대형 뮤지컬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비 쪼개기 심사, 예산 전용 같은 편법을 동원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영암군은 2012년까지 490억원을 들여 영암읍 개신리 국립공원 월출산 사자저수지 일대(21만9740㎡)의 자연 풍광을 무대로 ‘산수뮤지컬 <영암아리랑> 사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이 사업은 중국 장이머우 감독이 명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연출한 ‘인상(印象) 시리즈’를 본뜬 것이다. 군은 주민 1000여명에게 공연에 출연하는 일자리를 주고, 연 75만명이 방문하면 300억원의 수입을 낼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영암군은 지난해 12월, 사업비 490억원 가운데 콘텐츠 개발비 200억원을 뺀 채 공연장 사업비 290억원만 심사대상으로 올려 전남도의 투융자 심사를 통과했다. 지방재정 투융자 심사규칙을 보면, 50억~300억원 규모 사업은 광역자치단체가, 300억원 이상 사업은 행정안전부가 투융자 심사를 하도록 돼 있다. 영암군이 공개한 ‘2009년 지방재정 공시’를 보면, 뮤지컬 영암아리랑 전체 사업비는 490억원으로 돼 있다. 영암군이 더 까다로운 행안부 심사를 피하려고 사업비를 쪼개 전남도 심사를 신청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일태 영암군수는 “공연 콘텐츠 사업은 별도로 추진하기 때문에 심사규칙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남도 예산담당관실 관계자는 “산수뮤지컬 사업비가 재정 공시대로 490억원이라면, 행안부의 재심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영암군은 지난 6~8월 공연장 터 매입비 2억원을 전용해 국립공원 구역 대체 사유지(5만3656㎡)를 매입했다. 환경부가 ‘국립공원 구역 대체지 조성’을 심사 통과 조건으로 걸었기 때문이다. 군은 지난 7월 뒤늦게 추경 예산안에 대체지 매입비 5억원을 상정했으나 군의회에서 전액 삭감됐다. 이보라미 영암군의원(민주노동당)은 “토지 매입 이전에 의회 승인을 받도록 규정한 법규를 어긴 예산 전용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정훈 영암군 문화관광과장은 “공연장 터 매입비로 대체지를 살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는데, 군의회 지적을 받고 잘못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영암군이 특정 업체에 200억원 규모의 공연 콘텐츠 개발 사업을 맡긴 것을 두고도 비판이 나온다. 영암군이 지난해 10월 공연 콘텐츠를 제공받기로 투자 협약을 맺은 영아트테인먼트는 전 장흥군의회 의장 백광준씨가 지난해 7월 설립한 회사다. 이는 충남도가 최근 부여·공주에서 선보인 수상뮤지컬을 추진하면서 공모와 전문가 심사를 거친 것과 대조된다. 백씨는 “공연 제작비는 민자 유치로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영암군위원회는 성명에서 “영아트테인먼트는 인터넷 홈페이지도 없는 회사로, 거액을 투자할 재정력을 갖췄는지 검증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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