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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영산강 하굿둑 ‘통선문’ 확장 검토…환경단체 “운하 만들려는 포석” 비난

등록 2010-10-22 20:01수정 2010-10-24 12:25

4대강 영산강 사업 (※ 이미지를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심명필 4대강본부장 “폭 ‘6m→20m’로 긍정 검토”
확정땐 신설중인 승촌보까지 2000t급 배 운항 가능
전문가 “운하 의도 드러내…낙동강에도 갑문 우려”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영산강에 큰 유람선이나 화물선이 드나들 수 있도록 하굿둑의 통선문(배가 드나들 수 있는 통로)을 넓히는 방안을 검토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 방안이 확정되면 1000~2000t급 화물선이 목포항에서 영산강 상류 60㎞ 지점 광주 승촌동 승촌보까지 운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환경단체들은 “운하로 만들려는 사전 포석”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 영산강 운하 신호탄? 4대강 사업을 총괄지휘하는 심명필 국토해양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장은 22일 국회 국토해양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지난 19~20일 영산강을 방문했을 때 박준영 전남지사가 ‘통선문이 확장돼야 관광·레저용 배나 요트 등이 영산호에 들어갈 수 있다’고 건의해왔다”며 “예산 심의 과정에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지난 19일 오후 전남도청에서 박 지사를 만나 △영산강 하굿둑 통선문 확장(폭 6m→20m) △영암방조제에 통선문 신설(폭 20m) 등을 건의받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고 전남도 관계자가 전했다.

이런 발언은 국토부가 전남도의 건의에 ‘운하로 보일 수 있다’는 이유로 사업에 포함하지 않았던 것과 사뭇 다른 태도다. 전남도 관계자는 “정부가 ‘운하 사업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며 받아들이지 않더니 느닷없이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국토부가 벌써 사전 준비 작업에 착수한 정황도 포착됐다. ‘영산강 하굿둑 구조개선 사업’을 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국토부의 요청에 따라 폭 12m부터 40m까지 다양한 규모의 통선문 설치 방안을 검토했다. 현재의 통선문을 폭 12m로 확장하려면 400억원이 들고, 폭 40m로 늘리는 데는 1400억원의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는 견적을 국토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 ‘운하’ 건설로 변질? 농어촌공사는 지난 8월 4대강 사업의 일부로 영산강 하굿둑 구조개선 사업에 착수했다. 사업 뼈대는 △영산강 하굿둑 배수갑문 확장(2221억원·지에스건설㈜ 등) △영암방조제 배수갑문 확장(2236억원·㈜한양 등) △영산호와 영암호를 잇는 영암 연락수로(5.62㎞)의 수로 폭과 제수문 확장(1732억원·에스케이건설㈜ 등)이다.

여기에 영산강 하굿둑 통선문이 20~30m로 확장되고 강을 준설해 수심 5m가 유지되면 1000~2000t급 화물선이 목포신항에서 통선문을 거쳐 강 상류 60㎞ 승촌보까지 운항할 수 있다. 4대강에 신설하는 보 16개 가운데 유일하게 나주 다시면 죽산보에 폭 12m의 통선문도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영암 연락수로 폭을 140m로 확장하는데, 부채꼴로 여닫는 폭 6m 수문이 완공되면 240t급 유람선이 다닐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운하’ 모습에 근접하는 것이다.

■ 4대강으로 확장되나? 정부는 그동안 통선문이 없고 선박터미널이 없다는 점을 들어 운하 사업이 아니라고 주장해왔다. 심 본부장은 이날 국감 답변에선 “통선문 확장 문제와 관련해 대운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기 때문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4대강 운하 계획의 전초전’이라며 비판했다. 영산강살리기 광주전남시민행동 최지현 사무국장은 “영산강을 시범적으로 운하로 건설하기 위한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명호 ‘4대강사업 저지를 위한 범국민대책위원회’ 상황실장도 “낙동강 리버크루즈에 이어 영산강 통선문을 확대하겠다는 것은 운하를 만들기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영산강 통선문 확장에는 농림수산식품부와 농어촌공사도 부정적이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농사용 치수라는 우리 사업 목적과 무관하고 원래 사업에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심 본부장은 4대강추진본부 회의에서 나중에 따로 통선문 확장 공사를 하려면 물막이 비용 등 200억원이 더 들 것이라며, ‘현재 영산강 하굿둑 개선사업과 동시에 하는 게 낫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창근 관동대 교수(토목공학)는 “정부가 운하를 만들겠다던 계획을 하나씩 하나씩 드러내왔는데, 그 결정판”이라며 “영산강에서 운하 건설 계획 운을 띄운 뒤 낙동강 등 다른 4대강에도 부분 설계변경을 통해 통선문을 설치하려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김현대 박영률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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