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레오공조 투쟁 1년
충남지역대책위 ‘우량기업 일방청산 철회’ 한목소리
노동자·가족 등 생활고…프랑스 정부에 대책 촉구
노동자·가족 등 생활고…프랑스 정부에 대책 촉구
“노조원들요? 아내들이 식당 등에서 일해 먹고삽니다. 애들이 학원 못 간 지 오래됐습니다.”
26일 염동희 발레오공조코리아 노조 수석부지회장은 ‘회사 폐업 이후 1년 동안 어떻게 살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그의 눈에는 눈물이 차올랐다.
충남 천안 발레오공조코리아가 폐업한 지 1년이 됐다. 발레오공조는 자동차 에어컨 동력전달장치를 생산해 자동차회사에 납품해왔다. 회사 노조원들은 지난해 8월 사쪽의 구조조정 방침에 정리해고 이유를 제시할 것을 요구하다 10월26일 회사의 폐업 신고로 직장을 잃었다. 노동자 140여명과 관리직 60여명 등 직원 2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은 퀵서비스로 근로관계 해지 통지를 받을 만큼 전격적인 폐업이었다.
폐업 1년을 맞아 충남지역 120여 노동·시민사회단체 및 진보정당이 참여한 발레오공조코리아 공장 정상화를 위한 충남지역대책위원회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발레오공조코리아 정상화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위장폐업을 철회하고 공장을 즉각 정상화하라’고 촉구했다.
대책위는 발레오공조코리아가 여러해 동안 흑자를 냈고, 부채비율이 28%에 불과했던 우량기업을 이유없이 전격 청산했다고 주장했다. 또 발레오 쪽이 폐업하고도 2003년께 옛 대한공조를 인수하면서 확보한 제품영업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제3국에서 생산한 같은 제품을 들여와 국내 자동차업체에 납품하고 있어, 폐업은 전형적인 외국 먹튀자본의 위장폐업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이어 “폐업으로 20여년 일해온 노동자와 가족 등 500여명이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등 생존권 위협을 받고 있다”며 “노동자들은 1년 동안 해고 노동자들이 발레오그룹 본사가 있는 프랑스를 비롯해 발레오그룹이 소유한 국내 7개 회사 등에서 직접 교섭 및 공장 정상화를 촉구하는 1인 시위 등을 계속했지만 성과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책위는 25일 천안 공장을 출발해 27일 서울 프랑스 대사관까지 도보행진을 한 뒤, 프랑스 정부에 사태 해결에 나서줄 것을 요청하고, 이날 저녁에는 천안 발레오공조코리아 공장에서 투쟁 1주년 문화제를 열어 위장 폐업 철회를 거듭 촉구할 방침이다.
정원영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장은 “현재 노조원 3명은 프랑스 발레오그룹 본사에서 한달째 시위하고 있고, 노조원들은 정상화 투쟁을 하면서 공장을 청소하고 기계에 기름을 치고 있다”며 “G20 회의 참석차 방한하는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에게도 청원해 발레오공조코리아 공장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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