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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사람과풍경] 월평밴드 ‘쿵짝’ 온마을 ‘덩실’

등록 2010-11-05 08:24

서귀포 월평마을, 문화예술촌 변신
서귀포 월평마을, 문화예술촌 변신
서귀포 월평마을, 문화예술촌 변신
창고 갤러리·특산품 전시회…
생활문화 공동체 사업 효과
“조용하던 마을 생기가 돈다”

“저거 누게라?”(저 사람 누구야?) “언제 정 배워서?”(언제 저렇게 배웠어?)

지난달 31일 오후 조용하던 서귀포시 월평마을에 경쾌한 음악소리가 울려퍼졌다. 여기저기서 구경하던 동네 할머니들이 일어서서 덩실덩실 춤을 추고, 일부에서는 흥에 겨워 환호성까지 내질렀다.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문화도시공동체 쿠키(대표 이승택) 공동주관으로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시범사업’이 펼쳐지고 있는 월평마을에서 ‘페스티벌’이 벌어진 것이다. 페스티벌 주제도 ‘월평, 예술로 물들다’로 명시됐다.

이날 행사의 압권은 마을주민 6명으로 구성된 ‘월평밴드’ 공연이었다. 지난 8월부터 서귀포 시내로 악기연주를 배우러 다니고 창고에서 연습한 실력을 맘껏 뽐냈다. 기타를 맡은 강영철(41)씨는 지난해 6월부터 11월까지, 올해 들어서는 지난 8월부터 연습한 것이 전부지만 진지했다. 15년 가까이 백합을 재배하고 있는 강씨는 “밭과 집만 왔다 갔다 하는 생활에서 벗어나 취미를 갖게 돼 보람을 느낀다”며 “주위에서 관심이 많아 부담스럽지만 목표가 생긴 것 같아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지난해부터 ‘월평, 예술로 물들다’ 사업이 추진되면서 조용하던 마을이 문화예술촌으로 되살아나고 있다.

밴드만 있는 게 아니다. 마을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이야기길이 만들어지고, 풍물과 역사교실, 어린이 탐험대도 생겨났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서예와 그림, 마을 특산품 등 전시회도 열렸다.

특히 이야기길 탐방 코너가 눈에 띈다. 김영호(77) 노인회장이 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며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참가자들은 한 구절이라도 놓칠세라 귀를 쫑긋 세웠다. 지난 8월부터 개설한 ‘월평 이야기길 탐방’은 마을 어르신의 해설을 들으며 올레길과 초가, 마을의 비경, 본향당, 백합 하우스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이다.


마을회관 옆 창고의 벽면은 ‘월평 갤러리’로 변신해 주민들의 얼굴 초상화가 전시됐다. ‘월평 레지던스’라는 이름으로 문화예술인들에게 빌려주는 창작공간도 마련됐다. 이날 마침 3개월 일정으로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 대학 휴학생 이고은(22)·문민지(22)씨가 입주했다.

오경식(51) 마을회장은 “지난해부터 생활문화공동체 만들기 시범사업을 시작했는데 주민들의 반응이 갈수록 좋아져, 마을에 생기가 돈다”며 “시범사업이 끝나더라도 일부 프로그램은 계속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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