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띠는 행정도시 건설
‘첫마을’ 1단계 분양에 7천여명 상담 등 성황
발주 미뤘던 2구역도 착공…정부청사 설계중
‘첫마을’ 1단계 분양에 7천여명 상담 등 성황
발주 미뤘던 2구역도 착공…정부청사 설계중
세종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지난달 29일 충남 연기군 금남면 대평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퍼스트프라임 아파트 분양홍보관은 모처럼 외지에서 온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였다. 맨 처음 조성되는 주거단지 ‘세종시 첫마을’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1582가구 규모로, 2014년까지 세종시에 들어설 1단계 공동주택 1만9500여가구 가운데 첫 분양물이다.
분양홍보관은 사흘 만에 수도권과 지역 주민 등 7000여명이 찾아와 상담하는 등 지난 2일까지 방문객이 1만명을 넘어섰다. 엘에이치 세종시건설1사업단 오승환 부장은 “정부과천청사에서도 설명회를 요청하는 등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며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 분양을 묻는 상인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공인중개사 정준희(43·연기군 조치원읍)씨는 “첫마을 첫 물량이고, 분양가도 3.3㎡(1평)당 547만~674만원으로 저렴한데다 중도금 50%는 무이자 대출을 지원하는 등 파격적 조건이어서 예상보다 인기가 높다”고 분석했다.
지난 6월 이명박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을 철회한 뒤, 공공부문은 6월 말 정부청사 남쪽 연결로 공동구 설치 공사(35억원) 발주를 시작으로 △미호천 1교(547억원) △오송역 연결도로 접속로(205억원) △3-1생활권 부지 조성 공사(654억원) 등의 착공이 잇따랐다.
지난달에는 1년여를 끌어오던 정부청사 1단계 2구역 공사(1830억원)가 착공됐다. 이 구역 공사는 애초 지난해 초 발주될 예정이었으나 현 정부가 수정안을 추진하면서 발주를 미뤘던 것이다. 착공 여부 자체가 정부의 부처 이전 및 세종시 원안 건설 의지를 가늠하는 잣대였다. 2008년 착공한 1구역과 함께 2구역까지 2012년에 완공되면, 국무총리실 등 12개 기관과 공무원 4139명이 옮겨오게 된다. 1구역 공사 관계자는 “정부가 수정안을 밀어붙일 때는 총리실을 지으면서도 ‘정말 행정도시가 완공될까’ 의문을 품기도 했다”며 “원안 건설이 확정되고 최근에는 2구역 공사도 발주돼 건물 짓는 맛이 난다”고 말했다.
행정도시건설청은 2014년까지 36개 부처가 이전하는 데 차질이 없도록 정부청사 2단계 공사는 내년에, 3단계는 2012년 각각 발주해 2013년과 2014년 완공할 계획이다. 2·3단계 정부청사는 현재 설계에 착수한 상태다.
정부청사 공사 일정이 확정됨에 따라, 세종시에는 첫마을 주민이 입주하는 내년 말까지 6개 학교가 개교한다. 정부청사 옆 시범단지에도 2013~2014년 모두 20개 학교가 들어선다. 세종시 건설 계획을 보면, 1단계(2015년) 26개교, 2·3단계(2030년) 124개교 등 모두 150개의 초·중·고교를 짓는다. 영세 주민용 임대아파트인 ‘행복아파트’ 500가구 건립 공사도 지난 9월 터파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정부청사 앞 시범단지인 1-2, 1-4, 1-5 생활권은 10개 건설업체들이 토지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아 발생한 연체이자 804억원(10월31일 현재)을 탕감해달라며 착공을 미루고 있는 상태다. 이들 업체는 수정안이 추진되고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자, 미분양 사태를 우려해 관망해왔다. 쌍용건설 등 2개 회사는 토지매입 계약을 취소했다. 시범단지는 1만5000가구 규모로, 준공 시점이 공무원 이주 시기와 맞물려 있다. 이 때문에 제때 완공되지 않으면 공무원과 근린상업 종사자들이 세종시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
행정도시건설청은 계약 해지된 2개 필지를 올해 안에 재매각해 주택단지를 짓고, 첫마을 아파트 가운데 임대 물량을 관사로 활용할 방침이다. 연금관리공단도 500~600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행정도시건설청 사업관리총괄과 정경희 사무관은 “내년 하반기에는 세종시 예정지 곳곳에 타워크레인이 들어서 그림으로 보던 세종시의 실제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며 “10개 건설회사를 상대로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 착공하도록 독려하고, 원룸과 오피스텔을 건립하는 등 초기 입주민의 주거정착 대책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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