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체류자’ 악용 범죄 느는데
정부선 ‘범죄자 취급’ 내쫓기만
정부선 ‘범죄자 취급’ 내쫓기만
경남 창원 중소기업에 다니던 중국인 불법 체류자 우위(35)는 지난 8월9일 밤 경찰에 붙잡혀 나흘 뒤 강제 출국당했다. 뒷정리할 틈도 없이 쫓겨난 우위는 직장 동료에게 자신이 살던 방의 전세 보증금과 노트북 컴퓨터, 쌀 등 집기를 챙겨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직장 동료가 우위의 방을 찾아갔을 때는 집 주인이 이미 모든 집기를 훔쳐간 뒤였다. 직장 동료가 경찰에 신고해, 우위는 전세 보증금과 노트북 컴퓨터를 돌려받았지만, 나머지 집기는 결국 되찾지 못했다.
경남이주민센터는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이주민 120만명 시대를 맞아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범죄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와 언론은 이들이 저지르는 범죄만 주목하고 있다”며 이주민 범죄피해 대책과 인권보호를 촉구했다. 이주노동자들이 범죄피해를 당했다고 경남이주민센터에 신고한 건수를 보면, 2000년대 초반까지는 해마다 3~6건에 그쳤으나, 2007년 13건, 2008년 14건, 2009년 15건으로 늘고 있으며, 올해는 9월 말에 이미 13건에 이르렀다.
압둘라부존(27) 등 우즈베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 3명도 불법 체류 상태라는 이유로 이같은 억울한 일을 겪었다. 지난 8월 1인당 110만원씩 받기로 하고 경남 함안군의 수박 농장에 취업했다. 이들을 고용했던 한국인 작업반장은 농장 주인에게 돈을 받아 300만원을 챙긴 뒤 압둘라부존 등에게는 1인당 10만원씩만 줬다. 불법체류자 신세여서 경찰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들중 한 명은 이달 초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적발돼 돈도 받지 못한 채 강제 출국당했다.
이철승 경남이주민센터 대표는 “미등록 외국인들은 자신들의 불안한 지위 때문에 피해를 봐도 신고를 꺼리는데, 이를 악용해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핑계삼아 이들을 잠재적 테러 범죄자로 보고 단속하는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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