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후원금 내 해직처분
청주 주덕고 허건행 교사
학생들과 눈물의 이별식
청주 주덕고 허건행 교사
학생들과 눈물의 이별식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10일 오전 전교생 160여명과 교직원 20여명이 모인 충북 충주 주덕고 다목적 강당 청운관은 무거운 분위기였다. 민주노동당에 후원금을 내 충북도교육청이 해임처분을 내린 허건행(47) 교사를 떠나보내야 했기 때문이다. 허 교사는 2008년 3월부터 이 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쳐왔다. 지난 3일 해임 통보를 받고 ‘해직 꼬리표’를 단 그는 8일 아침부터 교문과 복도에서 ‘아이들과 수업하고 싶습니다’라고 쓴 푯말을 들고 홀몸 시위를 해오다, 이날 학생들 곁을 떠나 학교 밖 싸움을 택했다. 허 교사가 학교를 떠나기로 하자 학교는 학생들과 이별하는 시간을 내줬다.
허 교사는 연단에 올라 “너희들은 삶의 주인공이다. 자기 자신을 믿고, 사랑하되 아픈 이들의 삶을 보듬을 수 있는 사회적 삶을 살아라. 또 언제나 학생이 학교의 주인이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당부했다. 허 교사는 이어 “스스로 학교를 떠나는 것이 아닌 만큼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10분 남짓한 이별식 뒤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자 학생들은 흐느꼈고, 곳곳에서 “선생님 꼭 이기세요”, “힘내세요”, “감기들지 마세요”, “수업 다시 받고 싶어요”라는 당부와 바람이 터져 나왔다.
한 여학생은 꽃다발을 전했으며, 수십명이 편지와 쪽지를 건넸다. 학생들은 “가장 따뜻했던 선생님 존경합니다”, “주덕고에서 제일 멋진 선생님 마음속으로 사랑합니다”라는 글을 손에 쥐여 주고 허 교사를 떠나보냈다.
교문 밖에서는 허 교사가 교직 생활을 시작한 1989년 ‘전교조 사태’로 해직됐다가 복직한 증평 삼보초 김기선 교사, 주덕중 유병귀 교사 등 해직 선배들이 허 교사를 맞았다. 김 교사는 “반드시 당당하게 복직할 테니 용기를 내라”고 말했다.
허 교사는 “학교 밖에서 부당하고, 비상식적인 조처에 항거할 것”이라며 “다시 돌아오겠지만 한동안 학교와 학생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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