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라미술인협회가 지난달 21일부터 서귀포시 강정마을 중덕해안에서 ‘엄마야 누나야 강정 살자’전을 열고 있다. 고경화, 고민석, 송맹석씨의 공동작품 ‘이 땅덩어리는 신성한 것이다’.
탐라미술인협회, 제주 중덕해안서 현장미술전
올레길·해안 따라 조각·낙서화 11점
마을 깬 군사기지주민 아픔 절절히 이게 마지막일까. 갖가지 모양으로 자태를 뽐내는 넓디넓은 바닷가 암석들을 보는 것이. 제주의 자연이 예쁘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안도 뒤지지 않는다. 조상 대대로 밭을 일구고 해녀 할머니들이 물질하던 강정마을. 제주에서 드물게 물이 흐르는 하천이 있고, 토질이 좋아 한때는 벼농사를 했던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하지만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주민들간의 불신과 반목도 쌓여가고 있다. 다시 예전처럼 오순도순 화목했던 시절로 돌아갈 순 없을까.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예술인들이 예술을 통해 강정마을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평화를 기원하기로 했다. 탐라미술인협회가 강정마을 중덕해안에서 열고 있는 ‘엄마야 누나야 강정 살자’전은 이렇게 해서 나왔다. 지난달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회는 주민과 올레꾼이 지나는 강정마을의 중덕해안을 중심으로 이뤄진 ‘현장미술전’이다. 제주올레 7코스 올레길과 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설치, 회화, 조각, 낙서화(그래피티) 등 11점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비닐하우스 창고의 벽을 캔버스로 활용하고, 바닷가 암석을 무대로 사용해 현장미술의 특징을 살렸다. 작가들은 군사기지를 상징하는 로켓과 군함, 철조망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또 해군기지 후보지 주변의 아름다운 바닷속 모습과 기지 반대를 절규하는 지역주민들의 모습도 사진이나 그림으로 담아냈다. 올레길 옆의 비닐하우스 창고벽과 기름통을 활용한 서양화가 고길천씨의 작품 ‘아름다운 제주’는 역설적인 문구와 함께 로켓 등을 직설적으로 표현해 보는 이들에게 군사기지의 ‘위험성’을 전달하고 있다.
조각가 고민석씨 등 작가 3명이 공동작업한 설치작품은 군사기지 시설물의 상징인 철조망을 설치하고, 인디언 추장 시애틀의 명언인 ‘이 땅덩어리는 신성한 것이다’를 새겨넣어 자연의 소중함과 군사기지의 폐쇄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김영훈·양미경 작가는 군사기지 설치를 반대하며 힘겹게 투쟁하는 강정마을 주민들의 얼굴 표정을 그렸다. 도예가 고원종씨는 중덕해안 바위에 달항아리를 설치해 해안의 아름다움을 표현했고, 오석훈씨는 평화를 상징하는 하얀 띠를 천으로 제작해 해안 암석에 길게 늘어뜨린 ‘이음-평화’를 선보였다.
고길천 작가는 “공간적 특수성을 활용해 주민은 물론 올레꾼들에게도 평화의 염원을 보여주고자 전시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마을 깬 군사기지주민 아픔 절절히 이게 마지막일까. 갖가지 모양으로 자태를 뽐내는 넓디넓은 바닷가 암석들을 보는 것이. 제주의 자연이 예쁘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안도 뒤지지 않는다. 조상 대대로 밭을 일구고 해녀 할머니들이 물질하던 강정마을. 제주에서 드물게 물이 흐르는 하천이 있고, 토질이 좋아 한때는 벼농사를 했던 평화로운 마을이었다. 하지만 해군기지 건설 문제로 주민들간의 불신과 반목도 쌓여가고 있다. 다시 예전처럼 오순도순 화목했던 시절로 돌아갈 순 없을까. 이런 상황을 보다 못한 예술인들이 예술을 통해 강정마을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평화를 기원하기로 했다. 탐라미술인협회가 강정마을 중덕해안에서 열고 있는 ‘엄마야 누나야 강정 살자’전은 이렇게 해서 나왔다. 지난달 21일부터 열리고 있는 전시회는 주민과 올레꾼이 지나는 강정마을의 중덕해안을 중심으로 이뤄진 ‘현장미술전’이다. 제주올레 7코스 올레길과 해안을 따라가다 보면 설치, 회화, 조각, 낙서화(그래피티) 등 11점의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비닐하우스 창고의 벽을 캔버스로 활용하고, 바닷가 암석을 무대로 사용해 현장미술의 특징을 살렸다. 작가들은 군사기지를 상징하는 로켓과 군함, 철조망의 이미지를 사용했다. 또 해군기지 후보지 주변의 아름다운 바닷속 모습과 기지 반대를 절규하는 지역주민들의 모습도 사진이나 그림으로 담아냈다. 올레길 옆의 비닐하우스 창고벽과 기름통을 활용한 서양화가 고길천씨의 작품 ‘아름다운 제주’는 역설적인 문구와 함께 로켓 등을 직설적으로 표현해 보는 이들에게 군사기지의 ‘위험성’을 전달하고 있다.
창고벽을 활용한 서양화가 고길천씨의 작품 ‘아름다운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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