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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25일만에 농성 풀어…비정규직 해법 ‘공은 사쪽으로’

등록 2010-12-09 19:35수정 2010-12-10 08:23

정규직노조 등 중재 주효…파업 피로·손배소도 부담
금속노조 등 5자 협의키로…현대차 태도변화가 ‘관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25일째 울산1공장을 점거해 파업농성을 벌여온 현대자동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일 현대차와 협상을 하기로 하고 전격 파업농성을 풀었다.

전국금속노동조합과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오후 현대차 울산1공장 앞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불법 파견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투쟁 승리를 위해, ‘공동투쟁본부’를 꾸려 책임 있게 대응하기로 했다”며 “이에 따라 비정규직지회가 농성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5일부터 25일째 울산1공장 2~3층을 점거해 농성해온 비정규직 노동자 300여명은 이날 오후 3시30분께 모두 농성장을 내려와 해산했다. 이상수 울산공장 비정규직지회장은 “농성을 해제했다고 해서 투쟁을 접는 것은 아니다”라며 “최선을 다해 협상에 나서고 정규직화 요구를 관철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과 이경훈 현대차지부장, 이상수 비정규직지회장은 오후 4시께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 사내하청업체 대표들과 만나 향후 협상 일정을 논의했다. 이들 노사 대표는 △불법 파견 교섭 대책 △농성자 고용 보장 △고소·고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의 해결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농성 해제를 결행하기에 이른 것은 금속노조와 정규직 노조인 현대차지부, 야 4당 등의 중재 노력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지부의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연대파업 안이 부결될 경우 비정규직만 고립된 투쟁을 벌여야 하는 부담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가 419명에게 162억원을 물어내라는, 역대 노동쟁의 사상 최대 규모의 손배소를 내고 70명 넘게 고소·고발하는 등 ‘교섭’을 외면하는 상황에다, 경찰의 강제진압 가능성이 커진 것도 심리적 압박 요인이 됐을 것으로 분석된다. 파업농성이 장기화하면서 농성 노동자들의 피로도 쌓였다.

노동계는 이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농성이 정규직화 요구를 끌어내지는 못했지만 협상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 의미를 뒀다. 파업 이전 비정규직 노조가 요구한 것도, 불법 파견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 방안을 논의하는 교섭 테이블이었다는 근거에서다.

‘간접 고용’ 문제가 사회적 핫이슈로 떠올랐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다. 이용득 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은 “현대차 전체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단결하고 전 국민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제 초점은 노사가 머리를 맞댈 협상장으로 옮겨지게 됐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의 한 간부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회사 쪽 제안을 받아들이는 모양새가 됐으니, 이제부터는 현대차가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 문제의 절박성을 인식하고 성실하게 교섭에 응해야 할 것”이라며 “이제 공은 현대차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인 ‘불법 파견 노동자들의 정규직화’ 사안에 현대차 쪽의 태도 변화가 없는 한 협상에 큰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이후 사태 전개를 낙관하기는 이르다. ‘25일 대치’ 끝에 가까스로 만났지만, 이후 노사 협상을 가리켜 노조 쪽은 법적 효력이 있는 ‘교섭’이라고, 회사 쪽은 ‘협의’라고 각각 일컬으며 견해차를 그대로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울산/신동명 기자, 전종휘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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