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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휘도는 섬진강 둑길 ‘시멘트 몸살’

등록 2010-12-13 19:55수정 2010-12-14 09:31

전남 구례와 곡성 등지의 섬진강 둑길이 자전거도로 조성 목적으로 시멘트로 포장되면서 자연 경관을 해치고 있다.  지리산 사람들 제공
전남 구례와 곡성 등지의 섬진강 둑길이 자전거도로 조성 목적으로 시멘트로 포장되면서 자연 경관을 해치고 있다. 지리산 사람들 제공
국토부·전남도, 자전거 도로 조성 52km 포장 사업
농민회 등 “생태경관 파괴” 반발에 일부 공사 중단
국토해양부와 전남도가 섬진강변을 따라 자전거도로를 조성한다며 강둑길을 시멘트로 포장하고 있다.

전남도는 섬진강 곡성~광양 구간 둑길에 자전거도로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내년 12월 말까지 강둑길 52.6㎞를 시멘트로 포장할 계획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섬진강 살리기 사업은 자전거도로 조성뿐 아니라 둑 보강, 하도 정비 등의 사업에 466억원이 투입된다. 구례 구간 20.22㎞ 중 25%가 시멘트로 포장됐고, 곡성 구간 19.85㎞ 중 28%가량이 진척됐다. 광양 구간 12.53㎞는 내년 착공할 예정이다.

주민들은 강둑길이 느닷없이 시멘트로 포장되는 것에 반발하고 있다. 구례군농민회와 섬진강 지키기 네트워크 등 10개 단체가 참여하는 ‘섬진강 시멘트 자전거도로 구례군민협의회’는 13일 오전 전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태경관을 파괴하고 지역의 소중한 관광자원을 포기하는 둑길 시멘트 포장 사업을 중단하고, 시멘트를 걷어내라”고 촉구했다.

섬진강 구례 구간의 둑길은 지리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또 섬진강 유역에선 유일하게 ‘수달 서식지 생태경관 보전지역’이 포함돼 있고, 상수원 보호구역이기도 하다. 윤주옥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 사무처장은 “지리산과 구례를 대표하는 관광자원인 강둑길을 왜 이렇게 허연 시멘트로 포장하는지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구례 주민들은 지난해 11월 익산국토청의 주민 설명회 참석자 19명 중 공무원 등을 제외하면 구례 주민은 7명뿐이었을 정도로 의견 수렴절차가 형식적이었다고 비판했다. 구례군 문척면 죽마리 이장 김석중(70)씨는 “애초에 주민 설명회라는 것을 거치고 했으면 시멘트로 포장하는 방식으로는 안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남도는 구례지역 주민들이 반발하자 구례 구간만 지난 10월 중순부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있다. 전남도 영산강사업단 관계자는 “주민들이 경운기 등 농기계도 이용하기 때문에 시멘트로 포장하기로 한 것”이라며 “만약 자치단체와 주민들이 반대할 경우 내년 둑길 시멘트 포장 계획은 수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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