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경찰, 2명 구속·167명 입건
광주시 서구 금호동 박아무개(40)씨는 2007년 ㅎ건축사무소 대표 김아무개(48)씨에게 다가구 주택(원룸) 신축 설계를 맡겼다. 김씨는 박씨의 부탁에 따라 5가구로 허가를 받고도 11가구로 늘려 건물을 설계했다. 김씨는 원룸 건물이 완공되자 “적합하다”는 감리 보고서를 작성해 구청에 제출했다. 박씨는 서구청 건축과 공무원 ㄱ(43)씨에게 원룸 불법 증축 사실이 적발돼 원상 복구 명령을 받았다. 원상 복구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3.3㎡당 30만원씩 수천만원의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 건축사무소 대표인 김씨는 고교 후배인 공무원 ㄱ씨에게 청탁해 단속을 무마했다. ㄱ씨는 불법 증축한 다세대주택의 원본 사진을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조작해 원상 복구된 것처럼 꾸미는 수법으로 지난해 22건의 불법 증축 사실을 눈감아 준 것으로 드러났다.
광주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5일 불법 증축한 원룸을 원상 복구한 것처럼 공문서를 꾸민 혐의로 광주 서구청 공무원 ㄱ씨를 구속했다. 또 ㄱ씨에게 원상 복구된 것처럼 조작된 사진을 건네고 4건의 불법 증축 단속을 무마해준 뒤 경비 명목으로 금품을 받고, 후배인 건축사 명의를 빌려 원룸 90가구를 설계 감리한 혐의로 건축사무소 대표 김씨도 구속됐다. ㄱ씨는 경찰에서 “건축사무소 김 대표를 평소 알고 지내기 때문에 봐줬을 뿐, 금품을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광주의 4개 구청 공무원 16명과 허위 감리 건축사 70명, 원룸을 불법 증축한 박아무개(67)씨 등 건축주 81명 등 167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공무원 5명의 범법 사실은 소속 구청에 통보했다. 설계 감리 건축사들은 원룸 세입자를 늘려 임대료 수입을 더 챙기려고 건물주들이 불법 증축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한 채 사용 승인을 대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2008년 5월 광주시 동구 산수동에 8가구의 건축허가를 받았으나 버젓이 30가구가 있는 원룸으로 불법 증축한 뒤 건축사 ㅇ씨를 통해 사용 승인과 검사 조서를 구청에 제출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건축사가 행정기관을 대신해 다가구 주택의 사용 승인과 검사 등의 업무를 대행한다 점을 악용했다”며 “주차장을 확보하지 않고 불법으로 원룸을 증축하면서 자동차를 길가에 주차하는 등 교통난을 불러오고 시민 통행에 불편을 주게 됐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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