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명 돈 가로챈 40대 구속
울산에 사는 일용직 용접공 황아무개(62)씨는 지난해 11월 일하며 알게 된 인테리어업자 장아무개(44)씨에게 대학을 나오고도 취업을 못 하는 두 아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러다 장씨한테서 솔깃한 제의를 받았다. “같은 골프클럽에 다니는 대기업 ㅇ정유사 부사장을 잘 아는데, 돈을 준비하면 아들 둘을 모두 취직시켜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황씨는 노후를 대비해 어렵게 모아온 8000만원을 아들 2명의 이력서와 함께 장씨에게 건넸다. 하지만 취업은 끝내 이뤄지지 못했다.
울산 남부경찰서는 취업난 시대에 부모 등의 심정을 악용해 취업사기를 일삼은 장씨를 20일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 장씨는 2008년 2월부터 정유회사 대기업 임원들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속여 취업 준비생이나 이들의 부모 등 45명한테서 채용 로비자금 명목으로 모두 20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장씨는 대기업 인터넷 사이트를 검색해 임원진의 이름을 알아낸 뒤 마치 이들과 친분이 있는 것처럼 행세하고, 취직이 되지 않은 것을 따지는 피해자들을 안심시키려고 대기업 임원들 이름으로 서명한 이행각서와 현금보관증 등을 써주기도 했다. 피해자 가운데엔 장씨의 고교 동창, 고향 친구는 물론 장씨가 다니던 종교시설의 신자들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은 “피해자 34명을 설득해 피해사실을 확인·추궁한 끝에 장씨의 자백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울산/신동명 기자 tms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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