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구에 선심성 교부금 2억씩…시의회서 삭감
“남은 예산 쓰려고 보도블록 교체 말되나” 입길
“남은 예산 쓰려고 보도블록 교체 말되나” 입길
광주시가 연말에 5개 구의회 의장 몫으로 도로·보도·공원 정비비 2억원씩을 슬그머니 밀어주려다 제동이 걸렸다.
광주시의회는 23일 본회의를 열어 시가 제출한 올해 3차 추경안 중 5개 구의장이 편성을 요청한 신규 사업비 5건을 삭감한 수정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앞서 시의회는 21일 예결위에서 △서구 치평어린이공원 리모델링 △동구 서석동~청룡관 구간 도로 개설 △남구 백운초등학교 주변 보도 정비 △북구 문흥주공 부근 도로시설물 정비 △광산구 운남동 545-13 일대 아스콘 덧씌우기 등 2억원씩인 5개 사업비를 깎았다.
김영우 예결위원장은 “연말까지 7일밖에 남지 않아 사업을 착수하기 어렵고, 편성 사유나 사업 성과도 불분명해 삭감했다”며 “남은 예산을 쓰려고 한겨울에 보도블록을 바꾸고 도로 포장을 덧씌우는 일을 되풀이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했다.
이상석 시민이 만드는 밝은 세상 사무처장은 “마무리 추경에는 예산 절감분과 낙찰 차액을 정리하는 것이지 신규사업을 벌이지는 못한다”며 “강운태 광주시장과 5개 자치구 의장들이 정치적 짬짜미를 한 뒤 2억원씩 두부모 자르듯 나누려다 시의회에서 들통이 난 꼴”이라고 비판했다.
시민 박용근씨도 “예산이 남으면 결식학생 중식비나 초등학생 무상급식 등 복지비로 지출해야 마땅하다”며 “정치인끼리 억지로 나누지 말고 내년으로 넘겨 경제 살리기나 일자리 창출에 쓰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바랐다.
시의회 안팎에서는 “상임위를 원안 통과했던 사업비가 예결위에서 뒤늦게 삭감된 것은 제 몫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시의원들의 불만 때문”이라며 “이제는 포괄 사업비나 선심성 교부금으로 흥정을 벌이는 구태를 청산해야 한다”는 반응이 일었다.
이에 대해 시는 지난 7월 취임한 강 시장이 5개 구를 순방하면서 들은 숙원사업을 해결하려고 자치단체 교부금으로 사업비를 편성했다고 해명했다. 시 쪽은 “구청 현안 사업을 지원하려는데 시의회에서 막아 섭섭하다”며 “올해 예산은 내년 2월까지 집행할 수 있는 만큼 절차의 흠결은 없다”고 피해갔다.
국가재정법과 지방재정법을 보면, 추경예산은 이미 예산이 실행에 들어간 뒤 예측하지 못한 부득이한 사유로 시급히 써야 할 경비가 발생했을 때 편성하는 만큼 신규사업은 벌이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국가재정법과 지방재정법을 보면, 추경예산은 이미 예산이 실행에 들어간 뒤 예측하지 못한 부득이한 사유로 시급히 써야 할 경비가 발생했을 때 편성하는 만큼 신규사업은 벌이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