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소속 여당 당직자 딸 등 뽑아
구, 투명성 의심에 “적법하게 채용”
구, 투명성 의심에 “적법하게 채용”
서울 중랑구가 전 영등포구 부구청장의 딸과 사위를 비롯해 한나라당 소속 주민자치위원들의 딸을 다수 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지난 5월에도, 중랑구는 구청과 구 출연기관인 중랑구시설관리공단에 전·현직 중랑구의원과 전 구청장 친인척들을 직원으로 특별채용해 채용 과정에서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는 지적(<한겨레> 5월5일치 10면 참조)을 받았다.
22일 중랑구청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구는 2004년 천기웅 전 영등포부구청장의 딸 천아무개(31)씨와 그의 조카 천아무개(38)씨를 채용했다. 지난 1월에는 천 전 부구청장의 사위인 김아무개(32)씨를 기능직으로 특별채용하기도 했다. 이들은 각각 주민생활지원과와 총무과, 기획홍보과에 근무하고 있다.
주민자치위원들의 딸도 다수 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 주민자치위원들은 3선인 문병권 중랑구청장과 같은 당 소속인 한나라당 당원들인 것으로 드러났다. 망우본동 주민자치위원 박아무개씨의 딸과 면목4동 주민자치위원 강아무개씨의 딸은 모두 2006년 채용돼 각각 교육지원과와 재무과에서 일하고 있다. 묵2동 주민자치위원장 임아무개씨의 딸도 지난 2월 채용돼 민원여권과에 근무하고 있으며, 한나라당 소속 정아무개 전 구의원의 아들도 2006년 채용돼 현재 자치행정과에서 일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중랑구청 관계자는 “전 영등포부구청장의 딸과 사위, 조카를 비롯해 문병권 구청장과 같은 당 소속 주민자치위원들의 딸이 구청에 채용되는 과정이 과연 공정했는지 의문”이라며 “상당수 공무원들이 이런 채용에 불만을 품고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많은 직원들이 특별채용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의심하는데, 어떻게 중랑구가 자치구 청렴도 평가에서 최상위권을 기록했는지 모르겠다”고 의문을 나타냈다.
실제로 지난 10일 국민권익위원회가 발표한 ‘2010년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 결과’를 보면, 중랑구는 전국 69개 자치구 가운데 최고 등급인 ‘매우 우수’ 등급을 받았다. 서울시내 25개 자치구 가운데 ‘매우 우수’ 등급에 오른 자치구는 중랑구를 포함해 마포구와 송파구 등 3개 구뿐이었다.
이런 채용 논란에 대해 중랑구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다. 강명숙 중랑구 인사팀장은 “모든 채용은 관련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고, 자격이 있는 사람을 공정하게 채용했기 때문에 특혜 채용이 아니다. 최근 진행된 감사원 감사에서도 큰 지적사항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경욱 윤영미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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