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을 하다 경찰에 붙잡혀 창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용돼 있는 베트남인들은 22일 “경찰이 너무 무리하고 잔인하게 단속을 했다”고 주장했다.
좁은 방에 베트남인 50여명…가스탄·삼단봉 피하려 강 투신
붙잡힌 10여명 경찰 성토…인권위·민변 등 진상조사
붙잡힌 10여명 경찰 성토…인권위·민변 등 진상조사
지난 19일 새벽 경남 김해시에서 경찰이 베트남인들의 도박현장을 무리하게 덮치는 바람에 달아나던 2명이 물에 빠져 숨지고 2명이 크게 다치는 결과( [관련기사] 도박 단속 피하던 베트남인 2명 익사)를 낳았다는 주장이 나와 22일 국가인권위원회와 경남이주민센터,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경남지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경찰에 붙잡혀 창원출입국관리사무소에 수용된 베트남인 10명은 “도박을 한 것을 깊이 뉘우쳐 다시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경찰이 너무 무자비하게 단속했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의 말을 종합하면, 3년 동안 한국에서 일하다 본국으로 돌아가는 동료의 환송회를 열기 위해 부산과 경남 창원·김해시에서 일하는 50여명이 지난 18일 밤 10시께 경남 김해시 상동면 감로리 ㅇ금속 기숙사에 모였다. 이들은 주말에 모여 놀 때마다 했던 베트남 전통도박 ‘속리아’를 다음날 새벽까지 했다.
상습도박 혐의가 있는 베트남인을 이날 오후부터 미행하던 경남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소속 경찰 8명은 19일 새벽 3시께 “꼼짝 마”라고 외치며 기숙사 안으로 뛰어들어 공포탄 1발과 가스탄 여러 발을 쐈다. 12㎡ 안팎의 좁은 방 안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경찰은 반항하거나 달아나려는 베트남인들을 삼단봉으로 때려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10여명이 하나뿐인 창문을 넘어 달아났으며, 2명은 창문에서 1m 정도 떨어져 있는 하천으로 뛰어들었다가 숨졌다. 경찰은 현장에서 베트남인 34명을 붙잡았으며, 판돈 1400여만원을 증거물로 확보했다. 하지만 이날 아침 베트남인의 주검이 떠오르기 전까지는 달아나다 물에 빠진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 몰랐다.
이에 대해 경찰은 “단속에 앞서 현장을 둘러봤으나 기숙사가 1층이라 추락 위험이 없고, 하천에도 갈대가 자라고 있어 사람이 빠져 죽을 만큼 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방문 앞에 신발 15켤레 정도가 놓여 있어 방 안에 10여명이 있을 것으로 판단했지 그렇게 많은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베트남인들은 “50여명 모두 신발을 입구에 벗어 놓아 경찰이 그것을 봤다면 방 안에 수십명이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것이며, 사방이 캄캄하고 주변 지형을 전혀 모르는 상황이어서 바로 앞에 깊은 하천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없었지만 단속을 피해 달아날 길은 그곳뿐이었다”고 반박했다.
글·사진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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