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초등학교 영상심화반 5학년 학생들이 현승호 지도교사(왼쪽), 변성진 예술강사 등과 함께 영화 촬영장비 등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전교생 주당 2시간 영화수업
각본부터 평가까지 학생 몫
각종 영화제서 잇따라 수상
각본부터 평가까지 학생 몫
각종 영화제서 잇따라 수상
영화감독을 하고 싶은 승우와 진우, 뮤지컬 배우가 되고 싶은 예지, 영화배우가 되고 싶은 지윤이. 24일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남원초등학교(교장 고택권) 5학년 영상심화반 어린이들이 영화교육실에서 변성진(35) 예술강사의 영화강의에 귀를 기울이고 앉았다.
감귤 주산지에 자리잡은 남원초등학교는 ‘영화학교’로 알려져 있다. 전교생 348명이 일주일에 2시간씩 영화수업을 받는다. 이 수업만으로 성이 차지 않는 학생들은 ‘영상심화반’에 들어가 일주일에 2차례 더 수업과 실기교육을 받는다. 4학년 8명, 5학년 12명, 6학년 7명이 심화반에서 활동한다.
영화교육실에는 캠코더와 마이크 등 기본적인 영상장비는 물론 편집까지도 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시나리오 쓰기부터 연기, 연출을 하며 영화를 만든 다음 서로 감상하며 영화평을 하는 것까지 모두 학생들의 몫이다.
이처럼 탄탄한 교육을 바탕으로 남원교는 전국 규모의 영화제나 영상공모전에서 큰 상을 휩쓸고 있다. 안승우(12)군과 현유빈(12)양이 감독한 ‘하늘아 바당아 어디가멘’은 최근 대한민국 청소년영화제 금상과 대한민국 영상대전 초등부에서 우수상을 잇따라 수상했다. 지난해에도 청소년영화제에서 금상을, 재작년에는 부산국제어린이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등 ‘영화’에 관한 한 전국 최고의 명문학교로 성장했다.
현승호(33) 지도교사는 “엘리트 교육처럼 특정 학생들을 선발해서 집중 육성하는 것이 아니라 영화예술에 대한 저변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전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너무 좋아해 서로 주연하겠다, 감독하겠다고 하면서 다툰다”고 웃었다. 승우군은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자유롭고 새롭게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며 영화감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남원교가 이처럼 영화학교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2008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으로 ‘예술꽃 씨앗학교’로 지정된 것이 계기가 됐다.
하지만 영화학교 운영에 고민도 있다. 현 교사는 “내년이면 예술꽃 씨앗학교 지정이 끝난다”며 “해마다 1억원씩 지원해서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는데 어떻게 교육을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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