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철 변호사
“학부모 심정으로 교육비리 바로잡을 것”
“아들 둘을 키우고 손주를 학교에 보낸 학부모의 심정으로 교육비리를 바로잡겠습니다.”
삼성그룹의 비자금 비리를 폭로했던 김용철(53·사진) 변호사가, 지난달 진보 성향 장휘국 교육감이 취임한 광주시교육청의 감사담당관에 내정됐다.
광주시교육청은 개방형 감사담당관 공모에 신청한 후보 7명의 서류·면접심사와 인사위원회 회의를 걸쳐 김 변호사를 감사담당관에 내정했다고 28일 밝혔다.
김 변호사는 “교육비리는 사회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여태껏 선생님들이 끼어 있어 방치되거나 보호되어왔으나 상식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아직은 교육청 조직과 구조를 깊이 알지는 못해 조심스럽다”며 “부정과 범죄에는 단호하게 대처하되, 공무원 조직이 불필요한 경계심을 갖지 않도록 힘쓰겠다”고 다짐했다. 김 변호사는 “나한테 강성 이미지가 있는 것도 알고 있으나 고향에서 봉사하고 싶어 공모에 응했다”며 “공무원·회사원·변호사 등으로 일했던 경험을 토대로 부정에 대처하겠다”고 덧붙였다.
광주시교육청은 내년 1월1일 김 변호사를 임명할 예정이다. 감사관은 4급 서기관에 해당하는 직위로 계약기간은 2년이고 5년까지 연장할 수 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김 변호사가 법률적 식견과 수사 경력, 청렴성과 도덕성 등을 두루 갖추고 있어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며 “교육비리를 바로잡는 상징적 존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 출신인 김 변호사는 광주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9년부터 검사로 일하다 1997년부턴 삼성전자 법무팀장으로 재직했다. 이후 2007년 말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해 이른바 ‘삼성 비자금’ 특검 수사를 촉발했고, 이 과정을 정리한 <삼성을 생각한다>를 올해 초 펴내 화제를 모았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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