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수익보전금 인하 안하면 소송 당해도 강행”
연 200억 ‘밑빠진 독’…업체쪽 재협상 미온적
연 200억 ‘밑빠진 독’…업체쪽 재협상 미온적
광주시가 해마다 200억원씩 들어가는 광주 2순환도로의 보전금을 줄이려고 수익률 인하와 사업권 회수를 연계하는 ‘배수진’을 쳤다.
광주시는 6일 ‘세금 먹는 하마’로 불리는 광주 2순환도로 1구간(두암나들목~소태나들목 5.63㎞)과 3-1구간(효덕나들목~풍암주택단지 3.53㎞)의 민자사업자인 광주순환도로투자㈜와 광주순환㈜에 공문을 보내 수익보장률을 낮추는 협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시는 “시 재정이 부족해 2순환도로를 건설하면서 1구간은 1997년에 1816억원, 3-1구간은 2000년에 1321억원의 민자를 끌어왔다”며 “당시 약속한 수익보장률이 턱없이 높아 보전금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만큼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애초 1구간은 28년 동안 연간 수익추정치의 85%, 3-1구간은 30년 동안 90%를 보장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76%와 85%로 낮추는 계획을 세웠다. 시는 민자사가 수익률을 낮추지 않으면 협약을 해지하고, 사업자 지정을 취소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하지만 두 곳의 실질적 소유주인 매쿼리 한국인프라투융자의 반응이 미온적이어서 오는 4월쯤 시작될 협상의 전망은 불투명하다. 시 도로관리팀 최연홍씨는 “협상이 어려우면 소송을 당하더라도 사업권을 회수하고, 국고로 매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두 곳에 들어간 시 보전금은 통행량 예측이 빗나가면서 2001년 61억원, 2005년 85억원, 2009년 213억원 등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시민이 직접 부담하는 통행료도 1구간 1200원, 3-1구간 1000원으로 올라갔다. 광주시의회도 “통행료와 보전금이 이중으로 들어가 민자사만 살찌우는 협약을 폐기하고 도로를 사들이라”는 주문을 해왔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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