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남산 자락에 위치한 활터인 석호정을 두고 ‘철거’를 주장하는 서울시와 ‘보전’을 주장하는 중구가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를 역사무예문화 공간으로 조성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나영일 서울대 교수(체육학과)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석호정 공청회’에서 “석호정은 우리 전통무예인 국궁뿐 아니라 한국 양궁의 요람”이라며 “소중한 유산인 만큼 역사무예문화 공간으로 만들어 보존하자”고 주장했다. 석호정은 1630년에 세워진 민간활터로, 전국 370여개 활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곳이다.
하지만 서울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산르네상스 사업에 따라 철거될 위기에 처했다. 시는 석호정이 남산의 자연과 경관을 훼손하고, 일부 궁도인들에 의해 배타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보고, 이를 철거한 뒤 녹지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박형상 중구청장은 “단순히 소나무를 심고 인공적으로 물을 흐르게 한다고 남산의 자연성과 역사성이 회복되지 않는다”며 “배타적 운영이 문제라면, 철거할 것이 아니라 회비를 낮추고 운영시간을 늘리는 등 일반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하도록 시와 구가 나서서 도우면 된다”고 말했다. 김경욱 기자 da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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